분말형 소비가 뜬다… ‘한 봉’으로 완성하는 요즘 라이프스타일

분말형
분말형 식품·음료가 휴대성과 효율성을 앞세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라면 수프와 분말 음료를 중심으로 반복 구매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사진=동아오츠카 제공)

식품·음료 시장에서 분말형 제품이 조용히 세력을 넓히고 있다. 한 번에 다 쓰지 않아도 되고,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으며, 물만 있으면 완성되는 간편함이 소비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 완제품을 밀어내는 대체재라기보다는, 일상과 이동 상황을 보완하는 ‘병행 소비’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팔도에 따르면 분말형 라면 수프 제품의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156% 증가했고, 판매 수량도 150% 이상 늘었다. 왕라면 수프와 틈새라면 수프 2종의 누적 판매량은 1000만 개를 넘어섰다. 특히 출시 1년이 지난 이후에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며 일회성 체험이 아닌 반복 구매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유통 경로의 확장도 눈에 띈다. 분말형 수프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보다 생활 밀착형 채널에서 먼저 반응을 얻었다. 다이소 입점을 계기로 ‘가성비·간편식’ 이미지가 확산됐고, 이후 온라인몰과 이커머스로 판매가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집에서는 조미 재료로, 야외나 여행 중에는 즉석 식사 대용으로 활용하며 사용 맥락을 넓히고 있다.

분말 포맷 확장은 라면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뚜기는 대표 브랜드인 진라면을 스틱형 분말로 재해석했고, 출시 두 달 만에 10만 개 이상이 판매됐다. 공항 면세점과 생활용품 매장에서의 반응은 분말형 제품이 ‘여행 소비’와 자연스럽게 결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음료 시장에서도 흐름은 비슷하다. 동아오츠카의 포카리스웨트 분말은 완제품과 유사한 맛을 구현하면서도 보관과 운반이 쉬워 군 PX와 야외 근무 환경에서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회사는 이 흐름을 밀크티 브랜드 데자와 분말 제품으로까지 확장했다.

기업들이 분말형 제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소비 트렌드뿐만 아니라 구조적 이점 때문이다. 액상 대비 물류 효율이 높고, 파손·유통기한 부담이 적다. 생산과 유통 비용을 줄이면서도 기존 브랜드의 맛과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투자 대비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다. 소비자 역시 용량 대비 가격보다 ‘사용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가격 저항이 낮다.

업계에서는 분말형 제품을 단기 유행으로 보지 않는다. 1인 가구 증가, 여행·야외 활동의 일상화, 최소한의 준비로 최대의 효율을 추구하는 소비 성향이 맞물리며 분말형은 하나의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분말형 제품은 브랜드 자산을 압축해 전달하는 방식”이라며 “새로운 공장을 짓기보다 기존 히트 상품을 다른 생활 맥락으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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