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지하철이 개통 40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캐릭터 포켓몬스터와 손잡고 진행한 이벤트가 한 달간 100만 명이 넘는 승객을 끌어들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달부터 이달 17일까지 약 한 달 동안 1호선 부산역과 범내골역, 전포역, 2호선 광안역, 3호선 종합운동장역과 구포역 등 주요 역사에서 포켓몬 스탬프 랠리와 포토존, QR 승차권 판매 등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승객 수가 약 4.2% 늘어났으며 요금 수입 또한 6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QR 승차권 판매만으로도 3억 원에 가까운 매출이 발생해 교통공사 측은 이번 협업이 대중교통 활성화에 상당한 성과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번 이벤트의 핵심은 6개 역사에 설치된 포켓몬 스탬프 랠리였다.
참가자들은 각 역사에 마련된 스탬프를 모두 모아오면 포켓몬 인형을 비롯한 경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몰리면서 역사 곳곳에는 긴 대기줄이 형성됐다.
실제로 부산역을 찾은 한 시민은 아들과 함께 스탬프를 모으러 다니고 있다며 지하철을 통해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즐겁다는 반응을 보였다.
QR 승차권 또한 역사마다 다른 포켓몬 디자인이 적용돼 수집 욕구를 자극했고, 약 21만 장이 판매되며 흥행을 거뒀다.
부산교통공사가 부산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업에는 약 5500만 원의 예산이 배정됐으며 실제 투입된 금액은 2790만 원 수준이었다.
적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상당했다는 분석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벤트 기간 중 국내외 관광객들이 포켓몬 스탬프 랠리에 참여하기 위해 일부러 부산을 방문한 사례도 확인됐다며 이번 협업 마케팅이 교통 인프라와 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성공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효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광복절이 포함된 시기에 일본 캐릭터인 포켓몬을 내세운 점을 두고 적절하지 않다는 항의가 있었다.
행사 기간 역사 곳곳이 포켓몬 이미지로 장식되자 “공공재인 지하철역이 일본 캐릭터 홍보 수단으로 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스탬프 랠리 경품 교환처가 서면역과 연결된 롯데백화점 포켓몬 팝업스토어였다는 점이 논란을 키웠다.
현장을 찾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스탬프를 모아 경품을 교환하러 갔다가 고가의 굿즈를 구매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며 경제적 부담을 호소했다.
일부 학부모는 스탬프 랠리가 사실상 굿즈 소비를 유도하는 미끼로 작동했다고 비판했다.
부산시의회 서지연 의원은 교통공사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캐릭터와 협업해 지하철 승객 수를 끌어올린 것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부산시와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없었고 지역 관광과 연계한 추가 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교통공사가 앞으로도 다른 유명 캐릭터와의 협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다음 이벤트에서는 단순한 승객 증가에 그치지 않고 지역 명소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포켓몬 협업 이벤트는 부산 지하철이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새로운 문화 체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교통공사 역시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에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접목한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공공성과 상업성 사이의 균형, 시민들의 정서적 공감대를 고려한 기획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남았다.
이소율 ([email protected])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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