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헌터’라고 불리는 한 유튜버의 추적을 피해 달아난 30대 BMW차주가 도주 과정에 사망했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3시50분 경 광주 광산로 산월동 한 주유소 앞에서 A씨(35)가 몰던 BMW사의 SUV가 갓길에 주차되어 있던 시멘트 운송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그의 차량은 화재가 발생해 전소 되었으며 A씨는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약 1300여 만원의 재산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 검거 과정을 촬영하는 유튜버를 피해 달아나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유튜버는 A씨를 음주운전 의심자로 경찰에 신고한 뒤 이동 경로를 뒤쫓으며 온라인 생중계를 했다. 유튜버의 구독자가 운전하는 차량 2대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뒤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도로의 CCTV등을 확인한 결과 사고 직전 이 유튜버가 차량을 바짝 쫓아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사망한 운전자의 음주 여부와 과속 여부, 이번 사고와 유튜버의 관련성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
구독자 9만 명 이상을 보유한 이 유튜버는 지난 23일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저희는 경찰이 도착 할 때까지 음주운전 의심 차량이 주행을 멈추고 완전 정차하기 전까지 개입하지 않는다 신호대기 중 물어본다거나 주행이 가능한 상태의 도로에서 불필요한 자극을 절대 하지 않는다”며 “이번 뉴스에 나온 사망 사고는 저희와 관련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A씨의 유족 측은 음주운전은 큰 잘못이지만, 유튜버의 추격이 없었더라면 사망 사고까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이날 전남일보에 따르면 유족 측은 “평소 A씨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터라 심야에 벌어진 추격전이 굉장히 위협적으로 느껴졌을 것, 음주운전이라는 중죄를 짓기는 했지만 유튜버의 사적 제재가 없었더라면 추격전을 벌일 일도 없었고, 화물차에 부딪히는 사고 발생은 물론 사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A씨가 평소 공황장애로 힘들어했기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사실에도 의문이 드는 상황, 그런데 하루아침에 아들이 주검으로 돌아오게 되니 하늘이 무너지는 심경”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유튜버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관련 없이, 추격 대상자가 사망한 사고 과정에서 무리한 추적 등 원인 제공 행위나 범죄 혐의점이 드러난다면 원칙대로 처분할 것” 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