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시장, 금값 80만원 시대의 새로운 생존 전략

할로우 공법, 14K 골드, 플래티넘, 랩그로운 스톤 등 높아진 가격 장벽을 넘기 위한 업계의 다각적인 변화와 소비자의 새로운 선택지를 알아본다.

기사 핵심 요약

순금 가격이 80만 원대에 이르면서 주얼리 시장이 다각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내부를 비우는 할로우 공법으로 금 중량을 줄이고, 14K·10K 골드나 플래티넘 같은 대체 소재를 활용한다. 또한 랩그로운 스톤을 사용하거나 금 시세 연동 가격제를 도입하는 등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금값 80만원 시대, 주얼리 시장은 할로우 공법, 대체 소재 등으로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 할로우 공법: 제품 내부를 비워 금 중량을 줄이면서도 디자인의 볼륨감은 유지하는 기술
  • 소재 다변화: 18K 골드 대신 14K·10K 골드나 가격이 역전된 플래티넘(백금) 활용 증가
  • 가성비 선택지: 천연석 대신 랩그로운 스톤을 사용하고, 금 시세 연동 가격제를 도입하는 브랜드 등장

금값 80만원 시대, 변화하는 주얼리 시장

순금 3.75g(1돈) 가격이 80만 원 선에 머물면서 주얼리 시장의 소비 지형이 바뀌고 있다. 몇 년간 이어진 금값 상승과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 장벽은 역설적으로 주얼리 시장에 새로운 디자인과 제작 방식, 소재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기술로 무게를 줄이고, 금 함량을 다양화하며, 새로운 대체 소재를 발굴하는 등 고금리 시대 주얼리 시장의 생존 전략이 다각화되고 있다.

주얼리 시장, 금값 상승 시대에 다양해진 선택지를 보여주는 목걸이, 귀걸이, 반지
주얼리 시장에서 금값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할로우 공법, 14K 골드, 랩그로운 스톤 등 새로운 기술과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합리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 AI 생성)

기술로 무게 줄인 '할로우 공법'의 장단점

할로우(Hollow) 공법은 제품의 겉모습이 주는 부피감을 유지하면서 내부를 비워 금 중량을 줄이는 제조 기술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는 주얼리 업계의 대표적 해법이다. 이 공법을 활용하면 적은 양의 금으로도 볼륨감 있는 체인이나 귀걸이, 뱅글 등 대담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할로우는 '속이 빈'이라는 뜻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기에 비해 가볍고 착용감이 편하며, 속이 꽉 찬 제품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내부가 비어있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강한 충격에는 찌그러지거나 변형될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할로우 공법은 높아진 금값의 물리적 한계를 기술로 극복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할로우 공법으로 제작되어 부피감은 크지만 무게는 가벼운 골드 체인 주얼리
할로우 공법은 제품 내부를 비워 금 중량을 줄이면서도 디자인의 볼륨감은 그대로 유지하는 기술이다 (사진 - AI 생성)

14K·10K부터 플래티넘까지, 다양해진 소재 선택지

높아진 금값 부담으로 전통적인 18K 골드 외에 14K·10K 골드나 한때 금보다 비쌌던 플래티넘 등이 합리적인 대안으로 부상하며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순도 높은 금을 고집하기보다 예산과 용도에 맞춰 합리적인 소재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금 함량 낮춘 14K·10K 골드의 부상

과거 주얼리 시장은 금 함량 75%의 18K 골드를 중심으로 형성됐으나, 최근에는 14K(금 함량 58.5%)와 10K(금 함량 41.7%) 골드를 활용한 제품이 크게 늘었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18K 골드의 정통성을 고수하지만, 많은 패션 주얼리 브랜드는 금 함량을 다양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금보다 저렴해진 귀금속, 플래티넘의 재조명

플래티넘(백금)은 한때 금보다 비싼 최고급 귀금속이었지만, 최근 금값이 급등하면서 두 금속의 가격 관계가 역전됐다. 2026년 10월 현재 순금 1돈 가격이 80만 원대인 반면, 플래티넘은 30만 원대로 형성되어 있다. 물론 플래티넘은 금보다 밀도가 높아 같은 부피라도 더 무겁고 세공이 까다로워 제작비가 더 들 수 있지만, 원자재 가격 자체는 훨씬 저렴해진 것이다.

플래티넘은 금 합금(화이트 골드)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특유의 순백색과 묵직한 존재감을 지닌다. 또한 견고하면서도 무른 성질이 있어 다이아몬드 등 큰 보석을 세팅할 때 안정적인 소재로 꼽힌다. 과거 높은 몸값의 상징이었던 플래티넘이 이제는 금값 시대의 합리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주얼리 시장의 달라진 구도를 보여준다.

금과 플래티넘의 시세, 색상, 밀도, 특징을 비교한 표
한때 금보다 비쌌던 플래티넘은 최근 금값이 오르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안 소재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진 - AI 생성)
표: 금과 플래티넘 주요 특징 비교
구분 금 (Gold) 플래티넘 (Platinum)
시세 (3.75g) 약 80만 원대 약 30만 원대
색상 고유의 노란색 (합금으로 색 변화) 특유의 순백색
밀도 (g/cm³) 19.3 (순금 기준) 21.45
특징 무른 성질, 합금으로 경도 조절 용이 견고하고 무거우며, 스톤 세팅에 유리
*시세는 2026년 10월 국내 소매가 기준이며 변동될 수 있음.

'랩그로운 스톤'의 확장, 가성비 보석의 재발견

최근 대중화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이어 ‘랩그로운 루비’, ‘랩그로운 에메랄드’ 등 유색석도 주목받고 있다. 랩그로운 스톤이란 실험실(Lab)에서 성장시킨(Grown) 보석으로, 천연 보석과 물리적·광학적 특성이 동일하다. 사실 합성 루비와 에메랄드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미 개발된 기술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긴 역사를 가졌다. 오랫동안 '모조품'으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최근 기술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랩그로운 스톤의 가장 큰 장점은 천연석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이다. 같은 예산으로 더 크고 색이 선명한 보석을 선택할 수 있어, 희소성보다 디자인과 심미적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보석의 출처와 특성을 정확히 알고 구매한다면 랩그로운 스톤 역시 합리적인 주얼리 소비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종로 금은방처럼? '오늘의 시세'로 판매하는 브랜드

가격 책정 방식 자체를 브랜드의 정체성으로 내세우는 곳도 등장했다. 기존 주얼리 브랜드는 일일 금 시세 변동을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영국의 '7879', 캐나다의 '비주트리 민티드(Bijouterie Minted)' 등 일부 해외 브랜드는 국제 금속 시세를 매일 제품 가격에 연동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금 중량과 당일 시세에 제작비를 더해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이 방식은 국내 종로의 금은방 거래를 연상시킨다. 가격을 매기는 방식 자체가 소비자와 소통하는 새로운 전략이 됐다.

달라진 주얼리 경제학: 나만의 가치 기준 세워야

금값 상승이 촉발한 주얼리 시장의 변화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고민과 선택지를 안겨주었다. 속을 비워 볼륨감을 살린 제품을 고를지, 금 함량이나 금속 종류를 달리할지, 혹은 천연 보석 대신 랩그로운 스톤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찾는 것을 넘어, 지불하는 비용이 어떤 가치에 매겨지는지 명확히 이해하는 소비로 이어진다. 변화하는 '주얼리 경제학' 속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현명한 소비 방식이 중요해졌다.

자주 묻는 질문

할로우 공법으로 만든 주얼리는 튼튼한가요?

내부가 비어있어 속이 꽉 찬 제품보다 충격에 약할 수 있습니다. 찌그러지거나 변형될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플래티넘(백금)이 금보다 항상 저렴한가요?

최근 원자재 시세는 금보다 플래티넘이 저렴하지만, 밀도가 높고 세공이 까다로워 최종 제품 가격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랩그로운 스톤은 가짜 보석인가요?

아닙니다. 랩그로운 스톤은 실험실에서 만든 보석으로, 천연 보석과 물리적, 광학적 특성이 동일합니다. '모조품'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참고자료

  1.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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