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계층이동은 개인이나 가구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소득과 자산, 직업, 교육 수준 등 다양한 기준을 통해 측정할 수 있으며 사회가 개인에게 얼마나 많은 상승 기회를 제공하는지를 살펴보는 데 활용된다.
계층이동이 활발한 사회에서는 부모의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낮더라도 교육과 취업, 소득 증가 등을 통해 다음 세대가 더 높은 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반대로 계층이동성이 낮아지면 부모 세대의 경제적 위치가 자녀 세대에 지속되는 계층 고착 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
계층이동은 단순히 빈곤층에서 중산층으로 이동하는 경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산층에서 고소득층으로 상승하거나 반대로 소득 감소와 실직 등으로 낮은 계층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모두 포함한다.
세대 간 이동과 세대 내 이동
계층이동은 크게 세대 간 이동과 세대 내 이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대 간 이동은 부모와 자녀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비교해 자녀 세대가 부모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지 또는 낮은 위치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부모의 소득수준이 낮았지만 자녀가 높은 교육수준과 안정적인 직업을 얻어 고소득층으로 이동했다면 세대 간 상향이동으로 볼 수 있다.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소득이 강하게 연결될수록 세대 간 이동성은 낮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세대 내 이동은 한 개인이나 가구가 생애 동안 어느 정도 계층을 이동하는지를 의미한다. 취업과 승진, 창업 성공 등으로 소득이 높아질 수도 있고 실직이나 은퇴, 사업 실패 등으로 소득계층이 낮아질 수도 있다.
따라서 계층이동성을 평가할 때에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뿐 아니라 한 개인의 장기간 소득변화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득·교육과 계층이동
계층이동을 측정할 때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기준 가운데 하나는 소득이다. 가구를 소득 수준에 따라 여러 집단으로 나눈 뒤 시간이 지나면서 각 가구가 다른 소득집단으로 얼마나 이동했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KDI 분석에서는 우리나라의 소득이동성이 2010년대 이후 낮아지는 흐름이 관찰됐으며, 저소득 상태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문제를 계층이동과 관련된 과제로 지적했다.
교육도 세대 간 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교육기회와 교육성과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다시 교육수준이 취업과 소득을 결정하게 되면 교육이 계층이동의 통로가 아니라 계층 대물림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가정환경에 관계없이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교육을 통해 직업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면 교육은 계층 상승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계층이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
계층이동에는 노동시장 상황이 큰 영향을 준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충분하고 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저소득 가구가 중산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일자리가 확대되고 장기간 고용불안이 지속되면 계층 상승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가구 내 취업자 수도 중요한 요인이다. 한 가구에서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거나 주 소득자의 임금이 증가하면 가구 전체 소득이 높아져 상위 소득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주택과 금융자산 등 자산 격차도 계층이동에 영향을 준다. 자산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시기에는 이미 자산을 보유한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근로소득만으로 계층을 이동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상속과 증여, 지역별 교육환경, 사회적 네트워크 등도 장기적으로 개인의 경제적 기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계층이동은 소득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고용·주거·자산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상이다.
한국의 계층이동 인식
계층이동은 실제 소득자료를 이용해 측정할 수도 있지만 국민이 느끼는 계층 상승 가능성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통계청 사회조사에서는 본인과 자녀 세대가 노력하면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정기적으로 조사한다.
2025년 사회조사에서 19세 이상 인구 가운데 본인 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29.1%였으며, 자식 세대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 비율은 29.9%였다. 두 지표 모두 2023년 조사보다 상승했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실제 계층이동률이 아니라 국민의 주관적인 인식을 나타낸다. 실제 이동성은 소득과 교육, 직업 등 객관적인 장기자료를 이용해 별도로 분석해야 한다.
계층이동성이 높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교육기회의 확대, 취업 장벽 완화, 자산 격차 완화 등 다양한 정책이 함께 작동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출발점의 차이가 미래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지나치게 결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계층이동 정책의 중요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