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세계 인구 약 33억명이 저성장 국가에 살고 있다. 핵심은 성장률 하락보다 세대 간 경제적 이동 기대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 1인당 실질 GDP 성장세가 이전 10년보다 절반 이하로 둔화한 국가·지역은 80곳으로 늘었고, 이곳에 사는 인구는 약 33억명에 이른다.
- 저성장은 단순히 GDP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임금 상승, 주거비 부담, 자산 형성처럼 청년층이 체감하는 ‘경제적 사다리’와 연결된다.
-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느끼는 박탈감은 포퓰리즘적 태도와 연관돼 있지만, 저성장이 특정 정치 선택을 직접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열심히 일하면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가 여러 나라에서 흔들리고 있다.
1인당 실질 GDP 성장세가 이전 10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국가와 지역은 80곳으로 늘었다. 해당 지역에 사는 인구는 약 33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약 40%에 해당한다. 같은 기준에 포함됐던 인구가 과거 약 11억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저성장의 범위가 크게 넓어진 셈이다.
문제는 성장 속도가 느려진 데서 끝나지 않는다. 약 7억3000만명이 사는 지역에서는 1인당 실질 GDP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규모가 커지더라도 개인이 체감하는 생활 수준이 함께 좋아지지 않는 국가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세계 저성장 흐름 한눈에 보기
| 구분 | 과거 | 최근 | 의미 |
|---|---|---|---|
| 성장세가 절반 이하로 둔화한 국가·지역 | 68곳 | 80곳 | 저성장 범위 확대 |
| 해당 지역 거주 인구 | 약 11억명 | 약 33억명 | 세계 인구 약 40% |
| 1인당 실질 GDP가 감소한 지역 거주 인구 | - | 약 7억3000만명 이상 | 생활 수준 후퇴 가능성 |
| 주요 해석 기준 | 성장률 중심 | 실질소득·고용·주거·자산까지 | 체감 경기와 함께 봐야 함 |
이 수치가 의미하는 핵심은 단순히 세계 경제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데 있지 않다. 이전 세대보다 더 높은 소득과 생활 수준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저성장은 왜 청년 세대에 더 크게 느껴질까?

청년층이 체감하는 저성장은 GDP 성장률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취업과 임금, 주거비, 자산 형성 기회가 동시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임금 상승과 신규 일자리 확대도 느려질 수 있다. 여기에 주택 가격이나 임대료 부담이 높은 상태가 이어지면 취업한 뒤에도 자산을 쌓는 속도는 부모 세대보다 느려질 수 있다.
같은 소득을 받더라도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줄어든다. 청년층에게 저성장이 단순한 거시경제 통계보다 ‘노력해도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유다.
세계 저성장의 핵심은 성장률 자체보다 개인이 “앞으로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고 느끼는 경제적 이동 가능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다만 원인은 국가마다 다르다. 생산성 증가가 둔화한 선진국이 있는가 하면 원자재 호황이 끝난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국가도 있다. 인구구조 변화와 세계 교역 둔화 역시 국가별 성장세에 서로 다른 영향을 준다.
따라서 33억명이 모두 같은 수준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1인당 성장세가 장기간 약해진 국가가 늘어나면서 세대 간 이동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확대될 여지가 커졌다는 점이다.
경제적 박탈감은 실제 정치 선택과 연결될까?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포퓰리즘적 태도와 투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유럽 19개국의 대표 표본을 분석한 연구는 경제적 상황뿐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정치적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해졌다고 느끼는 현상을 ‘향수성 박탈감’으로 측정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박탈감이 강할수록 포퓰리즘적 태도가 높게 나타났고, 일부 국가에서는 실제 포퓰리즘 정당 투표와도 연관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자세한 내용은 유럽 19개국의 향수성 박탈감과 포퓰리즘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체 표본에서는 박탈감 지수가 최저 수준에서 최고 수준으로 높아질수록 포퓰리즘 정당에 투표할 확률도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국가별 결과는 동일하지 않았다. 특히 포퓰리즘 정당이 이미 집권하고 있는지에 따라 투표 행동과의 관계가 달라지는 모습도 나타났다.
따라서 경제가 나빠지면 곧바로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의 지지가 높아진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확인되는 것은 경제적·사회적 하락을 체감하는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기존 질서에 더 비판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연관성이다.
중국에서도 낮아진 경제적 낙관론
중국에서도 경제적 기회와 미래 소득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 비관적으로 바뀌었다는 연구가 나왔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2004년·2009년·2014년 조사와 2023년 전국 단위 조사를 비교한 결과, 최근 응답자들은 빈부 격차를 개인의 노력이나 능력보다 불평등한 기회 같은 구조적 요인에서 설명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앞으로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 역시 이전 조사보다 낮아졌다. 자세한 연구 내용은 스탠퍼드대의 중국 경제적 낙관론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런 변화가 곧바로 정치적 불안정을 의미한다고 보지는 않았다. 다만 경제적 기회의 공정성과 미래 소득 상승 가능성에 대한 낙관론이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점은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저성장이 단순한 GDP 통계에 그치지 않고 개인이 자신의 미래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저성장, 성장률보다 ‘경제적 사다리’가 중요하다
저성장을 판단할 때는 몇 퍼센트 성장했는지만 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청년층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지, 실질임금이 얼마나 오르는지, 주거비를 감당하면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지가 더 직접적인 문제다.
GDP 성장률이 낮더라도 생산성과 실질임금이 개선되고 주거 부담이 낮다면 개인이 느끼는 경제적 이동 가능성은 유지될 수 있다. 반대로 경제 전체가 성장하더라도 주거비와 자산 격차가 빠르게 확대되면 청년층이 느끼는 박탈감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세계 저성장을 이해하려면 1인당 GDP와 함께 실질임금, 고용의 질, 주거비 부담, 자산 형성 가능성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부모보다 더 잘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결국 이 지점에서 갈린다.
저성장과 정치 불안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경제적 박탈감이 커지면 기존 정치와 제도에 대한 불만이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기업 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경기 회복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적 박탈감과 정치적 선택 사이의 관계를 하나의 공식처럼 적용하기는 어렵다.
유럽 연구에서도 향수성 박탈감과 포퓰리즘 성향의 연관성은 여러 국가에서 확인됐지만 실제 투표 행동은 국가별 정치 환경과 집권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중국 조사에서도 경제적 낙관론이 약해진 흐름은 나타났지만 연구진은 이를 곧바로 정치적 불안정의 신호로 해석하지 않았다.
결국 세계 저성장의 더 큰 문제는 특정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데 있지 않다. 경제적 이동성이 약해졌다고 느끼는 사람이 늘면서 기존 경제·사회 시스템에 대한 인식도 함께 바뀔 수 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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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관련 기사 더 보기자주 묻는 질문
세계 저성장이란 무엇인가요?
세계 저성장은 여러 국가에서 경제성장률이나 1인당 실질 GDP 증가 속도가 장기간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번 분석에서는 1인당 실질 GDP 성장세가 이전보다 크게 둔화한 국가와 지역이 늘어난 점이 핵심입니다.
왜 청년층이 저성장을 더 크게 체감하나요?
청년층은 취업, 임금 상승, 주거비, 자산 형성의 영향을 동시에 받기 때문입니다.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실질임금이 정체되거나 주거비 부담이 크면 부모 세대보다 생활 수준을 높이기 어렵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1인당 GDP가 줄면 실제 생활 수준도 낮아진다는 뜻인가요?
1인당 실질 GDP 감소는 국민 1인당 경제적 산출이 줄었다는 의미지만 개인의 생활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는 아닙니다. 실질임금, 물가, 주거비, 자산 격차와 고용 상황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경제적 박탈감이 커지면 포퓰리즘 지지가 높아지나요?
유럽 19개국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경제·사회·정치적 지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느끼는 ‘향수성 박탈감’과 포퓰리즘적 태도 및 투표 행동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습니다. 다만 연구진도 인과관계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저성장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의 지지로 바로 이어지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경제적 박탈감과 정치적 태도 사이에는 연관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실제 투표는 국가별 정치 환경, 기존 성향, 집권 상황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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