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학년도 대학입시 수시전형 결과에서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 현상이 다시 한 번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세대와 고려대 자연계 합격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등록을 포기하면서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가 단순한 중복 합격 문제가 아니라 의학계열 선호 현상과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올해는 그 규모와 비율 모두에서 눈에 띄는 수준을 기록했다.
18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수시 최초 합격자 7125명 가운데 2415명이 등록을 포기해 전체의 33.9%를 차지했다. 대학별로 보면 서울대는 131명으로 등록 포기율이 5.9%에 불과했지만, 연세대는 1025명으로 46.3%, 고려대는 1259명으로 46.6%에 달했다.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 비율이 서울대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면서 상위권 대학 간 선택 양상이 극명하게 갈렸다는 평가다.
수시전형은 최대 6회까지 지원할 수 있어 등록 포기는 다른 대학에 중복 합격해 최종 선택을 바꿨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중에서도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는 자연계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세대 자연계 합격자 524명, 고려대 자연계 합격자 669명 등 총 1193명이 등록을 포기해 자연계 등록 포기 비율은 47.3%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보다 64명 늘어난 수치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가 자연계에 집중됐다는 점은 상위권 자연계 수험생들의 진로 선택이 의학계열로 더욱 쏠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문계에서도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는 적지 않았다. 연세대 인문계 합격자 중 489명, 고려대 인문계 합격자 중 577명이 등록을 포기해 각각 45.1%, 47.9%를 기록했다. 다만 인문계의 경우 연세대는 전년 대비 24명 감소했고 고려대는 3명 증가하는 데 그쳐 자연계만큼의 급격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대 등록 포기율은 5.9%로 전년보다 0.2%포인트 낮아지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의학계열에서는 대학별 차이가 더욱 선명했다. 의대 등록 포기자는 연세대가 28명으로 44.4%, 고려대가 39명으로 58.2%에 달했지만 서울대에서는 등록 포기자가 한 명도 없었다. 약대의 경우 서울대는 9명으로 20.9%, 연세대는 7명으로 38.9%가 등록을 포기했다. 치대 역시 서울대는 2명으로 8.0%에 그쳤지만 연세대에서는 15명으로 44.1%가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가 의대, 약대, 치대 등 의학 관련 계열 이동과 깊이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모집 정원이 축소됐지만 연·고대 자연 계열에서 상당수가 다른 대학 의학 계열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의학 계열 선호도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발언은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 현상이 향후 정시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시에서 빠져나온 인원이 정시로 이동할 경우 상위권 대학 정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계 수험생을 중심으로 의학계열 선호가 계속된다면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고대 수시 등록 포기는 이제 입시 변수 중 하나가 아니라 상위권 입시 구조를 설명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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