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가 처음으로 4만명을 넘어섰다.
맞벌이 가구도 10가구 중 6가구에 달하며, 한국 사회에서 일·가정 양립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제30회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는 총 13만253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성이 31.6%를 차지하며 4만1829명에 달했다. 이는 해당 통계 집계 이후 최초로 4만명을 돌파한 수치다.
불과 2015년 4872명에 불과했던 남성 수급자가 10년 만에 8.6배 급증한 것이다.
남녀 모두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육아휴직이 가장 많이 신청됐으며,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급여 수급자도 2만6627명으로 집계됐다.
여성은 10년 전보다 12.4배, 남성은 19.2배 증가해 남녀 모두 육아 참여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저출생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부각되면서 남성의 육아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이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사회적 인식 변화도 수치로 확인된다. 2023년 ‘일과 가정생활 중 가정생활을 우선시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 20.9%, 남성 16.1%로 나타났다.
2017년 대비 여성은 3.0%포인트, 남성은 5.0%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남성들의 가치관 변화 폭이 더 크게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 역시 크게 높아졌다. 2023년 15~64세 여성 고용률은 62.1%로, 2015년 대비 6.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남성 고용률은 76.8%로 0.9%포인트 올랐다. 특히 30대 초반 여성 고용률은 73.5%에 달해 2015년 대비 13.9%포인트 뛰어올랐다.
이러한 변화는 남성 육아 참여 확대와 맞물려 경력단절 여성의 비율을 낮추는 데도 기여했다. 지난해 경력단절 여성 비율은 15.9%로, 2015년 21.7%보다 5.8%포인트 줄었다.
맞벌이 가구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유배우자 가구 중 맞벌이 가구 비율은 58.5%로 2015년 47.2%에서 11.3%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자녀 연령이 6세 이하인 맞벌이 가구 비율은 53.2%로, 같은 기간 15.1%포인트 상승하며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는 가구가 크게 늘어난 현실을 보여줬다.
여성의 사회적 의사결정력은 다소 개선됐지만, 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여성 관리자 비율은 22.5%로 2015년 19.4%에서 3.1%포인트 늘었고, 1000명 이상 민간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13.4%로 동기 대비 1.5배 증가했다.
그러나 호주(41.7%), 프랑스(38.9%) 등 OECD 국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는 고용보험·건강보험 가입률 증가, 국민연금 수급자 확대 등 사회안전망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성폭력, 특히 디지털 성범죄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2023년 성폭력 발생 건수는 3만7752건으로 2015년 대비 23.5% 늘었으며, 통신매체 이용 음란 범죄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범죄는 각각 7.1배, 2.6배 증가했다.
이번 통계는 남성의 육아휴직 활용과 맞벌이 가구 증가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남성 육아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사회 전반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성과 남성이 함께 가정과 일터를 책임지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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