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서 저녁 시간대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50대 남성이 잇달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참변이 발생했다.
일부 차량 운전자들은 사고 직후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 경찰이 뺑소니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13일 전날 오후 7시26분께 부산 영도구 봉래동 부산대교 중앙동 방향 진입 도로에서 A씨(50대)가 무단횡단을 시도하다 차량 4대에 연속으로 치여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왕복 차로를 가르는 중앙분리대를 넘어가던 중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그 순간 시속으로 달려오던 차량들이 연이어 충격을 가했다.
사고는 30대 여성 B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먼저 A씨를 들이받으며 시작됐다.
뒤이어 주행하던 승용차 2대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1대가 차례로 A씨를 치었으며, 이들 차량 운전자 모두 현장을 벗어나면서 즉각적인 구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근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그는 끝내 숨졌다.
경찰은 사건 직후 인근 도로와 부산대교 일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에 나섰다.
분석 결과 사고에 연루된 차량 4대의 차종과 번호판을 특정했고, 운전자 전원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사(뺑소니) 혐의로 입건했다.
현재까지 조사에서 이들은 모두 음주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비가 많이 내려 시야가 흐렸고, 어두운 환경 탓에 사람을 친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왜 무단횡단을 시도했는지, 사고 당시 정확한 차량 속도와 충격 위치, 운전자들의 사고 인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특히 도로 구조와 날씨, 시야 확보 상태 등 외부 요인이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교통공학 전문가와 함께 분석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중앙분리대가 있는 도로에서의 무단횡단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부산대교 진입로처럼 차량 속도가 빠르고 시야 확보가 어려운 구간에서는 보행자가 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사람을 친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교통사고 발생 시 즉각 구호조치를 하지 않으면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며 “무단횡단 역시 본인뿐 아니라 다른 운전자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행위로 절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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