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민법 제755조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민사상 책임능력이 없어 직접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사람을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에게 일정한 요건 아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는 조항이다. 조문 제목은 ‘감독자의 책임’이다.
이 조항은 주로 책임능력이 없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나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사람이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와 관련된다. 다만 감독자가 언제나 자동으로 책임지는 것은 아니며,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인정받으면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
민법 제753조·제754조와의 관계
민법 제755조가 적용되려면 우선 손해를 발생시킨 사람이 민법 제753조 또는 제754조에 따라 직접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에 해당해야 한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했더라도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판단할 수 있는 지능이 없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미성년자라는 사실만으로 항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며, 해당 행위 당시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민법 제754조는 심신상실 중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배상책임이 없다고 규정한다. 다만 고의 또는 과실로 스스로 심신상실 상태를 초래한 경우에는 이러한 책임 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감독의무자의 책임
민법 제755조 제1항에 따르면 제753조 또는 제754조 때문에 가해자에게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그 사람을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가족관계와 친권 상태 등에 따라 법정 감독의무자를 판단한다. 민법은 부모가 원칙적으로 미성년자인 자녀의 친권자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부모가 감독의무와 관련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다만 제755조는 감독의무자에게 결과만으로 무조건적인 책임을 부과하는 구조는 아니다. 감독의무자가 필요한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
대리감독자의 책임
민법 제755조 제2항은 법정 감독의무자를 대신해 책임능력이 없는 사람을 감독하는 자에게도 제1항과 같은 책임을 인정한다.
이를 대리감독자의 책임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단순히 일시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대리감독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법정 감독의무자를 대신하여 실제로 감독해야 하는 지위에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따라서 책임무능력자가 학교나 시설 등에서 생활하거나 활동하던 중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도 실제 감독관계와 의무의 내용, 사고 발생 과정 등을 검토해 책임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는 경우
민법 제755조는 미성년자가 발생시킨 모든 손해에 적용되는 조항이 아니다. 미성년자에게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판단할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면 제753조에 따른 책임 면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미성년자 본인이 민법 제750조의 일반 불법행위책임을 질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제755조의 책임무능력자 감독자책임이 그대로 적용되는 구조와 구별해야 한다. 다만 부모 등 감독자의 별도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일반 불법행위책임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다.
민사상 책임능력은 형법상 형사책임연령과도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형법은 14세 미만을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하지만, 민법 제753조는 특정 연령을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해당 미성년자가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판단할 지능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한다.
형사책임과의 구분
민법 제755조는 범죄에 대한 형벌을 정하는 조항이 아니라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누가 배상할 것인지 정하는 민사상 손해배상 규정이다. 따라서 촉법소년이나 형사미성년자 제도와 관련해 언급되는 경우가 많지만 적용 목적과 기준은 서로 다르다.
14세 미만이어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에도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가 별도로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미성년자가 민사상 책임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면 본인이 직접 불법행위책임을 질 수도 있다.
따라서 미성년자의 행위로 손해가 발생한 사건에서는 형사미성년자 여부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판단하지 않고, 미성년자의 민사상 책임능력과 감독의무자의 지위, 감독의무 이행 여부 등을 각각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