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경 무형성 인공와우 수술, 조기 개입과 새 전략으로 청각 반응률 높였다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팀, EMPES 전략으로 말소리 무반응률 4%대 축소

기사 핵심 요약

MRI상 청신경이 보이지 않는 환아도 새 수술법을 적용해 청각 반응률을 높였다.

  • MRI에 청신경이 보이지 않는 무형성 환아도 미세 신경을 자극해 반응을 얻었다.
  • 새 EMPES 접근법 적용군에서 1년 후 말소리 무반응률이 4.2%로 크게 낮아졌다.
  • 인공와우 반응이 부족할 경우 청성뇌간이식을 대안 치료로 검토할 수 있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청신경이 관찰되지 않는 선천성 난청 환아라도 청신경 무형성 인공와우 수술 시기와 방식을 바꾸면 청각 발달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수술 환경에서는 말소리 무반응 비율이 절반에 달했으나, 조기 수술과 기기 즉시 활성화를 결합한 새 프로토콜을 적용하자 해당 비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제1저자 정수지 전임의)은 양측 청신경 무형성 환아 46명을 대상으로 인공와우 수술 예후를 장기 추적한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영상의학적 소견만으로 수술 불가 판정을 내리기보다, 잠재적인 신경 조직 잔존 가능성을 고려해 수술 절차를 개편한 'EMPES 접근법'을 적용해 청각 반응을 이끌어냈다.

청신경 무형성 환아의 달팽이관 내부로 인공와우 전극이 배치되는 의학 일러스트
달팽이관 중심축에 전극을 가깝게 배치해 미세 신경을 자극하는 인공와우 수술 개념도 (사진 - AI 생성)

MRI 검사 한계 극복한 EMPES 치료 전략

청신경은 귓속 달팽이관이 받아들인 소리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신경 통로다. 이 신경이 선천적으로 얇거나 덜 자란 상태를 청신경 결손이라 부르며, MRI 검사에서 신경 음영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상태를 청신경 무형성이라 규정한다. 달팽이관에 전극을 넣어 전기 신호를 공급하는 인공와우는 신경 경로가 온전해야 작동한다고 여겨져 왔다.

영상 진단에서 신경 줄기가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미세 신경 조직까지 완전히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남아 있을지 모를 미세 신경을 자극하기 위해 생후 12개월 이전 조기 수술, 전극의 중심축 근접 배치, 수술 후 24시간 이내 기기 활성화를 통합한 EMPES 전략을 마련했다.

실제 수술 중 전극으로 전기 자극을 가했을 때 MRI상 신경이 보이지 않던 환아에게서도 청신경 반응이 확인됐다. 전극 위치를 달팽이관 중심축에 밀착시킬수록 신경 반응이 측정되는 지점 수도 함께 늘었다.

기존 방식 대비 청각수행력과 반응률 비교

새 프로토콜을 적용한 환아군은 기존 방식으로 수술받은 환아군과 비교해 수술 1년 시점에서 확연히 개선된 청각 발달 지표를 나타냈다. 소리 인지 수준을 0점에서 7점까지 매기는 청각수행력(CAP) 평가와 말소리 반응 여부에서 통계적 차이가 나타났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소리에 대한 무반응률 격차였다. 수술 후 1년이 지난 시점의 주요 수행 지표는 아래 표와 같다.

표: 수술 방식별 1년 후 청각 반응 및 수행력 비교

구분 EMPES 적용군(24명) 기존 수술군(12명)
평균 청각수행력(CAP) 점수 2.79점 1.67점
1년 후 말소리 무반응 환아 수 1명(4.2%) 6명(50.0%)

출처: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연구팀 'Otology & Neurotology' 게재 논문(2026.10.28)

기존 수술군에서는 대상 환아 12명 중 절반인 6명이 1년이 지나도록 말소리에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반면 EMPES 방식을 거친 환아 24명 중에서는 단 1명만이 무반응으로 남아 소리 수용률이 상승했다.

수술 프로토콜에 따른 1년 후 말소리 무반응 환아 비율 비교 그래프
새로운 접근법 적용 시 1년 후 말소리 무반응 환아 비율이 크게 감소했다 (사진 - AI 생성)

장기 추적관찰에서 확인된 언어 지각 성과

수술 후 최대 48개월까지 관찰을 이어간 장기 추적군에서도 일부 언어 변별 능력의 진전이 확인됐다. EMPES 방식으로 수술을 마치고 4년 동안 재활을 거친 환아 6명은 시각적 단서(입 모양) 없이 청각 정보만으로 단어를 인지해 10~50%의 정확도로 따라 말했다.

해당 추적 환아 중 2명은 문장 인지 검사에서 각각 60%와 93.33%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는 청신경 음영이 확인되지 않던 환아라도 적절한 시점에 전기 자극이 주어지면 일정 수준 이상의 언어 처리 과정이 성립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신경 구조가 정상인 일반 난청 환아와 비교하면 전반적인 언어 습득 속도는 여전히 느린 편이다. 초기 반응률 향상이 곧바로 일반 아동 수준의 언어 완성도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므로 재활 과정 전반에 걸친 장기 관찰이 이어져야 한다.

연구의 한계와 후속 대안 청성뇌간이식

본 연구는 2011년 1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은 환아 46명(86귀)의 진료기록을 토대로 진행된 후향적 분석이다. 표본 규모가 제한적이고 과거 기록을 대조한 방식인 만큼, 보다 표준화된 다기관 추가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

수술 후 기대한 만큼의 청각 자극이 생성되지 않는 경우에는 다음 단계 치료법으로 청성뇌간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청성뇌간이식은 달팽이관과 청신경을 건너뛰고 뇌간의 달팽이신경핵에 전극을 직접 얹어 소리를 뇌로 전달하는 수술 방식이다.

최병윤 교수는 "청신경 무형성은 인공와우 수술의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질환이었다"며 "EMPES 접근법이 이들 환아에서 언어 발달에 중요한 시기의 청각 발달을 앞당기는 하나의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와우 수술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청성뇌간이식을 검토할 수 있는 만큼, 조기에 수술을 시행하고 경과를 확인하는 것이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비인후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오톨로지 앤 뉴로오톨로지(Otology & Neurotology)'에 실렸다. 개인의 해부학적 특성과 신경 상태에 따라 적합한 수술 방식과 예후가 상이하므로 전문의와의 면밀한 진단과 사전 상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MRI 검사에서 청신경이 보이지 않아도 수술이 가능한가요?

영상에 신경 줄기가 나타나지 않아도 미세 신경 조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조기 수술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EMPES 치료 접근법은 기존 방식과 무엇이 다른가요?

생후 12개월 이전 조기 수술을 시행하고 전극을 달팽이관 중심축에 밀착시키며 수술 후 24시간 이내에 기기를 작동시킵니다.

인공와우 수술 후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청신경 자극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뇌간의 달팽이신경핵에 전극을 배치하는 청성뇌간이식을 후속 치료법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1. 분당서울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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