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국내 메모리 산업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나 중국 반도체 추격을 과소평가하면 과거 일본의 몰락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균관대 권석준 교수는 중국이 강력한 자본력으로 내재화를 추진 중이며, 장비 수출통제 속에서도 2031~2032년까지 독자적 돌파구를 마련하면 글로벌 반도체 판도가 재편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반도체 내재화와 자본력 경계, 과거 일본의 쇠퇴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전략이 시급하다.
- 과거 일본 반도체 몰락 원인인 내수 집중과 치킨게임 패배는 한국 메모리 산업의 주요 반면교사다.
- 미국의 장비 수출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기술 내재화와 국산화를 가속하고 있다.
- 중국의 현 장비 버티기 시한은 2031~2032년으로 예상되며 자립 성공 시 글로벌 시장 지형이 크게 바뀔 수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국내 메모리 기업들이 견고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중국 반도체 추격을 과소평가하다가는 과거 일본의 쇠퇴를 답습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공정의 기술 격차에만 기대어 안주하기에는 중국의 기술 내재화 속도와 자본 동원력이 위협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반도체 산업 쇠퇴의 원인과 교훈
과거 일본 반도체 산업의 몰락은 치킨게임 패배와 내수 시장에 매몰된 전략에서 비롯됐으며, 이는 현재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직접적인 반면교사가 된다. 21일 유튜브 채널 '정형돈의 제목없음TV'에 출연한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는 한국이 처음부터 메모리 강국이었던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한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을 본격적으로 추격하기 시작해 양적·기술적으로 일본 업체와의 격차를 벌려 나갔다.
과거 세계 메모리 시장을 이끌던 일본 기업들은 자국 내수 시장에 지나치게 맞춘 제품을 양산하다가 글로벌 시장의 선택에서 멀어졌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같은 새로운 기술 조류가 등장했을 때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도 치명적이었다. 권 교수는 한국 역시 기존의 성공 문법에만 갇혀 있으면 과거 일본처럼 쇠퇴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 흐름에서 고전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고민처럼, 단기적인 실적 호조가 장기적인 기술 지배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중국 반도체의 내재화 추진과 자본력 위협
중국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기술 견제 속에서 역설적으로 자체 생태계를 강화하며 기술 내재화와 부품 국산화를 가속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는 초기 단계에서 기술 진보를 늦추는 효과를 냈으나, 반대급부로 중국 정부와 기업의 국산화 의지를 강하게 자극했다. 그 결과 중국은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며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수준의 품질을 갖춘 제품들을 연이어 생산하기 시작했다.
권석준 교수는 현재 중국이 HBM 등 최고난도 영역까지는 온전히 도달하지 못했으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언제든 가격 인하를 동반한 치킨게임을 전개할 자금을 비축하고 있다. 차세대 기술 선점만 믿고 긴장을 늦출 경우 범용 메모리 시장부터 잠식당해 공급망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SML 장비 독점 구조와 미국의 수출통제 영향
네덜란드 장비 기업 ASML이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글로벌 첨단 반도체 제조의 핵심 병목 지점으로 꼽힌다. EUV 노광장비는 웨이퍼 위에 극도로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빛으로 새겨 넣는 장비로, 현재 ASML이 전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해당 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과 요소 기술의 상당 부분은 미국에서 개발된 자산에 기반을 둔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기술적 영향력을 활용해 ASML의 첨단 장비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경로를 차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신규 EUV 장비 도입은 물론, 기존에 보유한 첨단 반도체 장비의 유지보수 부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도 심각한 물리적 제약을 겪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술 한계 시점과 향후 판도 전망
중국이 서방의 고강도 장비 수출통제 속에서 설비와 공정을 버텨낼 수 있는 시한은 대략 2031년에서 2032년 안팎으로 예상된다. 권석준 교수는 장비와 부품 조달이 차단된 상태에서 기존 설비의 내구연한과 기술적 대안 마련에 한계가 드러나는 시점을 2031~2032년 전후로 내다봤다.
이 한계 기간 동안 중국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장비 국산화나 대체 공정 돌파구를 찾아낼 경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지형은 근본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 제재를 뚫고 자체 기술 장벽을 넘어선 중국이 공급망 자립을 완성한다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기존 선도국 중심의 질서가 재편되는 격변을 맞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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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 산업이 과거에 쇠퇴했던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내수 시장에 과도하게 치중된 제품 전략과 치킨게임 패배, 그리고 디지털 전환 및 AI 같은 새로운 기술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미국의 수출 제재 속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미국의 제재로 장비 수급에 물리적 제약을 받고 있으나, 역설적으로 국산화와 기술 내재화 동기가 강화되어 시장 통용 수준의 제품을 독자적으로 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적 버티기 한계 시점은 언제로 예상되나요?
권석준 교수는 ASML EUV 노광장비 등 핵심 부품 조달 제한과 설비 내구연한을 감안할 때 2031~2032년 안팎을 한계 시점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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