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관망세에 머물던 서울 주택시장에서 2030세대의 매수 움직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로 발걸음을 멈췄던 젊은 층이 최근 주택 매입에 나서면서, 시장 안팎에서는 ‘영끌족’의 재등장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 매수자는 1만6122명으로 집계됐다. 전월(1만2482명)보다 3640명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가 규제지역으로 묶인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급감했던 거래가 약 두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2030세대의 회복 속도가 눈에 띈다. 30대 매수자는 4013명에서 5072명으로 26.3% 증가했고, 20대 역시 781명에서 967명으로 늘었다. 40대(3281명→4225명), 50대(2347명→3157명), 60대 이상도 모두 증가세를 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인 젊은 층에 쏠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주력 수요층으로 꼽혀온 중·장년층보다 2030세대의 매수세가 먼저 살아났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매물 감소와 전·월세 시장 불안이 맞물리며 “지금 사지 않으면 더 비싸질 수 있다”는 인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30대는 실수요와 투자 성향이 동시에 강한 세대로 평가된다. 결혼과 출산을 앞둔 주거 안정 수요와 함께, 장기적인 자산 축적 수단으로 주택을 보유해야 한다는 인식이 맞물리면서 매수 시점을 저울질하던 수요가 시장에 다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대출 규제가 여전히 엄격한 상황이지만, 소득 대비 대출 한도를 최대한 활용해 매입에 나서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월세 시장의 불안도 한몫했다.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 가속화로 고정적인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빌라 등 집합건물을 중심으로 매수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번 매수세를 과거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적 ‘영끌’과 동일선상에 놓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실거주 목적의 비중이 늘어난 점에서 성격은 다르지만, 대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산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20·30대 초반 매수자의 경우, 향후 가격 조정 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제로 갭투자가 차단되고 대출 상한이 묶이면서 과거처럼 무리한 매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상당수 30대가 대출에 의존해 주택을 매입하고 있다”며 “2030 매수세가 다시 확산될 경우 가계부채 관리라는 정책 기조와의 충돌 가능성도 함께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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