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 향한 ‘갑질’ 여전 근무환경·처우 개선 시급

경비원 갑질
아파트 경비원이 선풍기 사용조차 제지당한 사건이 알려지며 경비원 갑질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당근')

경기도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이 경비원에게 선풍기조차 치우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경비원 근무 환경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경비실에 에어컨도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선풍기마저 사용하지 못하게 한 사례는 ‘경비원 갑질’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다.

최근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한 경비원의 호소문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경비실에 에어컨도 없는데 더운 날씨에 선풍기 튼다고 선풍기 치우라는 주민이 계십니다. 경비원이 근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글은 폭염 속에서도 최소한의 근무 조건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비원이 폭언과 폭행, 업무상 사고 등으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건수는 4984건에 달했으며, 올해는 5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경비원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임을 보여준다.

지난 5월 충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폭행을 가해 큰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웃 간 다툼을 말리던 경비원이 50대 입주민의 화풀이 대상이 된 것이다.

피해 경비원은 눈과 코뼈, 치아가 부러지는 큰 상해를 입었으며, “제가 경비만 아니면 그렇게 하지를 못했을 거 아니에요. 자기 아파트 경비니까 그렇게 함부로 하는 거죠”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 밖에도 아파트 경비원을 상대로 한 갑질 사례는 끊이지 않는다.

입주민에게 90도로 인사를 강요하거나 모욕적인 언행을 퍼붓는 일이 빈번하며, 자신의 차량에 주차 스티커가 붙었다는 이유로 경비실을 스티커로 도배한 사례도 있었다.

경비원 대부분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으로,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며 에어컨조차 없는 경비실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1개월이나 3개월 단위의 ‘쪼개기 계약’으로 고용돼, 폭언이나 폭행을 당해도 재계약을 위해 참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약점이 존재한다.

5년 전에는 입주민의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던 경비원 최희석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저같이 억울하게 당하다가 죽는 사람이 없도록 꼭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후 ‘경비원 갑질 방지법’이 시행됐으나, 경비원은 여전히 ‘을’의 입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천 사례와 같이 반복되는 사건이 보여주듯, 단순히 법적 처벌에 그치지 않고 근로 환경 개선과 고용 안정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폭염 속 에어컨 설치, 근무 환경 보장, 부당 대우 신고 시스템 강화 등 실질적 제도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경비원들의 인권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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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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