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2부 리그 심판 경기 운영은 정말이지 눈 뜨고 못 볼 수준이다.” K리그2 현장에서 종종 들려오는 냉소적인 평가다.
지도자와 선수, 관계자들 사이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그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매 경기 황당한 오심이 반복되며 리그의 공정성과 브랜드 가치가 손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승격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팀과 선수들의 땀이 심판 한마디로 퇴색되는 형국이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심판 개개인의 수준을 넘어 ‘인프라’ 부족으로 귀결된다. 2021년까지만 해도 K리그2는 10개 팀 체제로 180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시도민구단 창단 붐으로 팀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올해는 14개 팀, 무려 273경기로 일정이 확대됐다.
2013년 출범 당시 130경기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26년에는 경기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경기 수에 비례해 심판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한축구협회 집계에 따르면 2021년 4월 기준 1급 심판은 370명(남성 343명), 2024년 5월 기준 426명(남성 395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실제 K리그 경기를 맡을 수 있는 심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1급 자격증이 있어도 곧바로 프로 경기 배정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학리그와 하부리그를 거치며 경험을 쌓아야만 프로 무대에 투입된다. 심판으로 성장하기까지 보통 최소 10년이 걸리는 까닭이다.
K리그 한 경기에는 주심, 부심, 대기심, VAR 심판까지 총 6명이 필요하다. 2021년에는 매 라운드 5경기라 30명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7경기로 늘어 42명이 투입돼야 한다.
경기 수 폭증을 감당할 만큼 심판 풀(pool)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수준이 낮은 심판이 어쩔 수 없이 중용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징계 문제 역시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오심이 발생해도 협회가 강력한 징계를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명을 빼면 더 경험 부족한 심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쉽다. 이 때문에 솜방망이 징계에 그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심판에 대한 신뢰는 더욱 추락한다.
문진희 심판위원장이 “K리그2는 어린 심판 양성의 장”이라고 언급한 것도 결국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그러나 K리그2를 단순한 ‘실험 무대’로 규정하는 시선은 리그와 선수들의 노력에 대한 모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양적 팽창 일변도의 연맹 정책에 제동이 걸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법은 결국 장기적인 심판 인프라 확충이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를 인식하고 개선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승희 전무이사는 “나도 현장 지도자 출신이라 그 문제를 체감한다.
협회는 심판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처우 개선과 양성 시스템 확충을 통해 더 많은 심판을 키워낼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K리그2 심판 논란은 단순한 경기 운영 미숙을 넘어 한국 프로축구 전반의 신뢰와 직결된 문제다.
심판이 공정한 판정을 내릴 수 있어야만 선수들의 헌신과 팬들의 열정이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다.
리그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한 팀 수 확대보다 심판 인프라 확충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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