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음악 예능 프로그램 ‘방판뮤직 : 어디든 가요’가 무더운 여름밤, 직장인의 회식 자리부터 군산의 등록문화재 중식당까지 다양한 공간을 무대로 삼아 감동과 낭만을 안겼다.
지난 12일 방송된 ‘방판뮤직’에서는 뮤지션 이찬원, 웬디, 권진아, 대니 구, 한해, 자이로, 구름이 출연해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진정한 ‘방문 판매형 뮤직쇼’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은 패션회사 회의실에서의 깜짝 라이브로 시작됐다.
이어진 회식 자리에서 펼쳐진 공연에서는 이찬원과 대니 구가 1990년대 시티팝 대표곡 ‘왜 그래’로 감각적인 하모니를 완성했다.
웬디는 조덕배의 ‘이 밤이 지나면’으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냈고, 외국인 직원들까지 몰입하게 만들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찬원은 혜은이의 ‘제3한강교’를 선곡해 짙은 감성과 소울을 담아냈다.
이를 들은 권진아는 “세련되고 한국 디스코 같다. 어딜 가도 잘 어울린다”고 극찬하며 이찬원의 무대 소화력에 감탄했다.
이어 권진아는 ‘달팽이’와 최근 정규 3집 타이틀곡 ‘놓아줘’로 위로를 전했고, 이찬원은 “오디션 프로그램 때부터 팬이었다. 라이브로 들으니 황홀하다”고 고백했다.
웬디 역시 “콘서트 때마다 반하게 된다”며 감동을 덧붙였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권진아는 “저 테토녀다”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며 흥을 발산했고, 멤버들과의 술자리에서 완벽하게 ‘방판뮤직’에 녹아든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대니 구는 122년 된 5억 원짜리 바이올린으로 ‘Be My Love’를 연주하며 재즈바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웬디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멤버들은 “근처도 못 간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방판뮤직단이 함께 god의 ‘Friday Night’를 열창하며 회식의 피날레를 장식했고, 판매왕으로는 2회 연속 웬디가 선정돼 직원들이 만든 리미티드 니트를 선물받았다.
방판뮤직단은 이후 새로운 방판지로 전라북도 군산시의 한 등록문화재 중식당으로 향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장소에서 펼쳐진 버스킹은 그 자체로 영화 같은 풍경을 완성했다.
이찬원은 ‘신사동 그 사람’을 부르며 세미 트로트 특유의 울림 깊은 보이스를 들려줬고, 이를 들은 김현정은 “지금 찬원에게 완전 취했다. 마치 영화 한 장면 같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현정은 자신의 대표곡 ‘혼자한 사랑’을 웬디와 듀엣으로 선보였다.
보사노바 스타일로 재해석된 이 무대는 김현정의 시원한 고음과 웬디의 맑은 음색이 어우러져 깊은 여운을 남겼다.
김현정은 “데뷔 28년 만에 처음 해보는 버스킹이었다. 너무 좋아서 벌써 그립다”며 뭉클함을 전했다.
이번 회차는 공간에 따라 음악의 분위기가 바뀌고, 뮤지션들이 그에 맞게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방판뮤직’의 진가가 고스란히 드러난 시간이었다.
직장인의 퇴근길과 122년 된 중식당의 이국적인 풍경 위에 울려 퍼진 라이브 무대는 시청자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밤의 낭만을 선물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