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선거운영위원회 전원 사퇴라는 초강수를 뒀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선거운영위원회가 정상적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심사숙고 끝에 위원 전원의 사퇴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1월 8일 치러질 예정이었다. 이번 선거에는 정몽규 회장을 필두로 허정무, 신문선 후보가 출마하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그러나 허정무 후보 측이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선거는 중단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판결했다.
허정무 후보는 선거운영위원회의 불투명한 운영을 지적했다. “선거인단이 온라인이 아닌 직접 투표로만 구성돼 동계 전지훈련 중인 프로축구 지도자와 선수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없는 점,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보다 21명이 적은 173명의 선거인단이 구성된 점”을 부당함으로 꼽았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회장 선거를 오는 1월 23일 실시하기로 했다”며 “선거인 명부 작성을 위한 선거인단 재추첨을 1월 12일 진행하며, 선거인 명부는 1월 16일에 확정된다.
선거운동은 1월 16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22일까지 진행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허정무 후보 측은 “근본적인 해결 없이 선거 일정을 급하게 정해 통보하는 방식은 법원 결정 취지에 어긋난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을 제안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신문선 후보 측 대리인도 “일방적인 일정 통보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결국 선거운영위원회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며 전원 사퇴를 결정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3일 선거 일정은 취소됐다. 전반적인 관련 사항을 논의 후 다시 공지하겠다”고 전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