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결제액 증가세는 눈에 띄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구매단가가 높은 핵심 고객층이 경쟁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수익 구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모바일인덱스와 와이즈앱·리테일·굿즈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쿠팡의 MAU는 3485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8%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트래픽만 놓고 보면 성장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매출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결제 추정액 흐름은 다소 다른 모습이다. 연말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2월 결제액은 전월 대비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증가율 11.8%와 비교하면 성장 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업계에서는 정보 유출 관련 확인, 비밀번호 변경, 계정 정리 등을 위한 접속이 트래픽에 상당 부분 포함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결제 성장 둔화의 핵심 배경으로는 고객 구성 변화가 지목된다. 지난해 11월 말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상대적으로 구매단가가 높은 ‘장보기’ 고객들이 쿠팡을 떠나면서 거래 규모가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이탈한 수요는 SSG닷컴, 컬리, 네이버 연합군, 배달의민족 B마트 등으로 분산됐다. 공통적으로 일정 금액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을 제공하는 구조를 갖춘 플랫폼들이다. 배송비 부담이 적은 고단가 고객층부터 ‘탈쿠팡’ 흐름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SSG닷컴의 지난해 12월 3주차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는 전월 대비 14.4% 증가한 137만 명을 기록했다. 모바일인덱스의 장보기 카테고리 분석에 따르면 SSG닷컴 이용자 결제 비중은 4만~7만 원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컬리와 네이버의 협업 효과도 뚜렷하다. 네이버는 12월 ‘컬리N마트’ 거래액이 전월 대비 두 배로 늘었다고 밝혔고, 컬리 자체 집계 기준 평균 주문 금액 역시 15% 상승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제휴한 롯데마트 ‘제타’ 역시 제휴 직후 배송 건수가 20% 늘며 장보기 수요를 흡수했다.
즉시 소비가 필요한 생필품 수요는 퀵커머스로 이동했다. 배달의민족 B마트의 12월 거래액은 전월 대비 12.5% 증가했고, 우유와 라면 등 쿠팡의 핵심 상품군 판매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쿠팡은 전체 주문 가운데 1만 원 미만 소액 주문 비중이 30%대로 가장 높다. 그동안은 소액 주문 무료배송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고단가 장보기 고객의 매출로 상쇄하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우량 고객 이탈 이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주문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무료배송 구조는 소액 주문이 잦은 2030 1인 가구에 강점이 있다”며 “최근 경쟁사들이 장보기 할인 쿠폰과 적립 혜택을 강화하는 것은 고액 주문 성향의 이탈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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