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스 원 소니, 나이스 원 손.”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6만4773명의 관중이 한목소리로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을 응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뉴캐슬의 프리시즌 친선전이 열린 이날, 전반 7분에는 손흥민의 등번호 ‘7번’에 맞춰 ‘소니송’이 트럼펫 소리와 함께 울려 퍼졌고, 그라운드 위 주인공은 눈물로 화답했다.
이 경기가 손흥민의 토트넘 고별전이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선발 출전해 64분을 소화한 뒤 교체됐고, 동료들의 배웅과 관중의 환호 속에서 벤치에 앉아 굵은 눈물을 흘렸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관중석을 돌며 인사를 전했고, 아버지 손웅정도 경기장을 찾아 아들의 마지막을 함께 지켜봤다.
경기 전날 손흥민은 기자회견에서 토트넘과 결별을 공식화했다.
그는 “올여름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지금이 작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며 “좋은 선수이자 어른으로 성장한 지금,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토트넘에서 모든 걸 이뤘다고 생각한다. 동기 부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 역시 손흥민의 이적을 받아들인 배경에 대해 ‘에이징 커브’ 가능성과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둔 상황을 감안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의 계약은 2026년 6월 만료 예정으로, 이번 이적 시장은 이적료를 회수할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EPL에 입성했다.
초반엔 적응 문제로 고전했지만, 언어 장벽을 스스로 극복하며 점차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2016~2017시즌 21골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이후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2022년엔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23골)에 올랐으며, 번리전에서의 73m 질주 원더골로 푸슈카시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누렸다.
2023년부터 주장 완장을 찬 그는 올해 5월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15년 프로 생활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토트넘은 2008년 EFL컵 이후 17년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고, 손흥민은 그 주역이었다.
EPL 통산 127골 71도움, 모든 대회 통산 173골을 기록하며 토트넘 역사상 득점 5위에 올랐고, EPL 공식 채널은 “손흥민은 토트넘의 레전드”라며 그의 공헌을 조명했다.
팀 동료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제임스 매디슨은 “소니가 없는 토트넘을 상상할 수 없다. 그가 곧 토트넘이었다”고 말했다.
차기 행선지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가 유력하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손흥민의 LA FC 이적이 임박했으며, 연봉 870만 달러(약 120억 원)로 MLS 연봉 상위권에 오를 것으로 보도했다.
LA는 미국 내 최대 한인 거주 도시로, 손흥민의 상업적 가치 또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미국 ‘애슬레틱’은 “손흥민은 LA FC의 상업적 성장에 엄청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흥민 본인도 미국행 가능성을 간접 시사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내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며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고 밝힌 그는 미국에서의 새 도전이 단지 클럽 커리어뿐 아니라 월드컵 준비와도 맞물려 있음을 내비쳤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소년은 이제 EPL의 아이콘이 됐고,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떠난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10년을 이끌었고, 이제는 세계 무대에서 새로운 장을 써 내려가려 한다.
김용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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