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백의 고혈압은 의료기관에서 측정한 혈압은 고혈압 범위로 높게 나타나지만, 가정이나 일상생활에서 측정한 혈압은 정상 범위로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영어로는 White Coat Hypertension이라고 하며, 진료실 환경에서 긴장하거나 불안해지면서 혈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현상과 관련된다.
백의 고혈압은 단순히 한 번 혈압이 높게 측정된 경우와는 구분해야 한다. 진료실에서 반복적으로 높은 혈압이 확인되면서 가정혈압이나 24시간 활동혈압 등 진료실 밖 혈압은 고혈압 기준에 해당하지 않을 때 판단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진료실 혈압과 진료실 밖 혈압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생 원인과 특징
진료실에서는 검사나 진료에 대한 긴장, 의료환경에 대한 불안, 낯선 상황 등이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면서 심박수와 혈압이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이 뚜렷한 사람에서는 평소 혈압보다 의료기관에서 측정한 수치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백의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있다고 해서 백의 고혈압을 판단할 수 없으며, 반대로 증상이 없다고 해서 혈압 이상을 배제할 수도 없다.
고령자처럼 혈압 변동성이 큰 사람에서도 백의 고혈압이 비교적 흔하게 관찰될 수 있다. 혈압은 시간, 자세, 운동, 수면, 스트레스와 측정 방법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표준화된 조건에서 반복해서 확인해야 한다.
진단과 혈압 측정
백의 고혈압을 확인할 때에는 진료실 혈압뿐 아니라 가정혈압 또는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이 중요하다. 진료실 혈압이 수축기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90mmHg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더라도 진료실 밖 혈압이 정상이라면 백의 고혈압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
가정혈압은 환자가 집에서 일정한 시간과 조건에 맞추어 반복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측정 전에는 잠시 안정을 취하고 등을 기대어 앉아 발을 바닥에 둔 상태에서 적절한 크기의 커프를 사용한다. 여러 날에 걸쳐 측정하면 평소 혈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24시간 활동혈압은 휴대용 혈압계를 착용하고 낮과 밤 동안 일정한 간격으로 자동 측정하는 방법이다. 일상생활과 수면 중 혈압 변화를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백의 고혈압과 가면 고혈압을 구분하는 데 유용하다.
가면 고혈압과의 차이
백의 고혈압과 반대되는 개념이 가면 고혈압이다. 백의 고혈압은 진료실에서는 혈압이 높지만 진료실 밖에서는 정상인 반면, 가면 고혈압은 진료실 혈압이 정상이어도 가정이나 일상생활에서는 혈압이 높은 상태다.
두 상태 모두 진료실 혈압만으로는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가면 고혈압은 의료기관에서 정상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고혈압이 발견되지 않은 채 지나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진료실과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 차이가 크거나 혈압 수치가 일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측정 방법과 시간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활동혈압 측정을 통해 실제 혈압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관리와 추적관찰
백의 고혈압이 확인됐다고 해서 항상 즉시 혈압강하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평균 혈압과 심혈관 위험요인, 당뇨병·콩팥병과 같은 동반질환, 장기 손상 여부 등을 종합해 관리 방법을 결정한다.
백의 고혈압은 이후 지속적인 고혈압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혈압을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의료기관 진료 시 기록을 함께 확인하면 혈압 변화 추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체중 관리, 규칙적인 운동, 나트륨 과다 섭취 줄이기, 절주, 금연과 같은 생활습관은 전반적인 혈압 관리에 중요하다. 백의 고혈압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혈압 수치를 무시하거나, 반대로 진료실 혈압만으로 스스로 고혈압약을 시작하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