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6주기 맞아 되짚는 삼성 신경영과 기술 집념

품질 혁신과 미래 선제 투자로 글로벌 도약 이끈 신경영 철학

기사 핵심 요약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6주기를 맞아 품질 중심의 신경영 선언과 불황기 선제 투자, 인재 중심 철학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공지능 산업 재편 국면에서 경영진은 과거 위기를 기회로 바꾼 고인의 결단력을 되짚으며 차세대 반도체 등 핵심 전략을 점검한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6주기를 맞아 신경영 철학과 기술 집념이 재조명된다.

  • 10월 23일 수원 선영에서 이건희 선대회장의 6주기 추도식이 주요 경영진 참석 속에 엄수된다.
  •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불황기 과감한 선제 투자가 오늘날 삼성의 기술 자립을 이끌었다.
  • 급변하는 AI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고인이 강조했던 인재 육성과 미래 먹거리 발굴 과제가 다시 강조된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6주기(10월 25일)를 앞두고 고인이 남긴 경영 철학과 위기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87년 삼성그룹 회장에 오른 이 선대회장은 이건희 6주기를 맞아 2014년 쓰러지기 전까지 27년간 그룹을 이끌며 끊임없는 체질 개선과 기술 혁신, 인재 확보를 주문했다. 취임 초기 삼성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내건 과감한 결단과 경영 유산은 메모리 시장과 인공지능(AI) 패러다임이 맞물리는 2026년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로 꼽힌다.

이건희 6주기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6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경기 수원 선영 일대 전경 (사진 - AI 생성)

추도식 일정과 6주기 계기 주요 경영진 집결

이건희 선대회장의 6주기 추도식은 10월 23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엄수된다. 이번 추도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유족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 핵심 경영진이 함께 모여 고인의 경영 궤적을 기릴 예정이다. 이건희 6주기와 관련하여 경영진은 더욱 뜻깊은 시간을 가질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6주기가 삼성의 주요 일정들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재용 회장은 이달 27일 회장 취임 4주년을 맞으며, 다음 달에는 삼성전자 창립 57주년과 고 이병철 창업주 39주기 추도식이 연이어 예정돼 있다. 대내외 복합 위기 속에서 추도식에 모인 경영진은 선대회장의 위기 돌파 의지를 되새기며 사업 부문별 미래 전략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신경영 선언의 본질

신경영 선언은 생산량 중심의 '양적 성장' 방식을 버리고 품질과 기술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한 분기점이었다. 이 선대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1988년 '제2창업'을 선언하며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했으나, 1990년대 초까지 삼성은 외형 확대에 비해 글로벌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 면에서 뒤처져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문제의 원인을 조직의 관행과 안일한 품질 의식으로 진단한 이 선대회장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임직원들에게 대대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당시 그는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라며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라고 말했다. 제품 불량 문제를 단순히 생산 현장의 실수가 아닌 경영진의 구조적 책임으로 끌어올리며 품질 중심의 경영 체제를 확립했다.

반도체 제조 생산 공정에서 첨단 검사 장비를 모니터링하는 현장
품질 최우선과 기술 자립을 강조했던 신경영 정신은 오늘날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원칙으로 이어져 왔다 (사진 - AI 생성)

소프트 경쟁력과 반도체 기술 자립에 대한 집념

이 선대회장은 일찍이 하드웨어 조립 능력을 넘어 디자인과 브랜드 같은 무형의 지적 자산이 기업 가치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1993년 "앞으로 세상에 디자인이 제일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목한 데 이어, 1996년에는 21세기를 문화의 시대이자 지적 자산이 기업 가치를 결정짓는 시대로 규정했다. 이어 2004년에도 브랜드와 디자인 등 지식 중심의 '소프트 경쟁력'이 디지털 시대의 핵심 승부처가 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질적 도약의 중심에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집념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반도체 사업 진출 당시 "우리 기업이 살아남을 길은 머리를 쓰는 하이테크산업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한 그는 "언제까지 그들의 기술 속국이어야 하겠느냐"며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에 삼성이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사업 초기 일본을 직접 오가며 기술자들을 설득하고 핵심 기술을 확보한 노력은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 세계 정상으로 발돋움하는 초석이 됐다. 공식 연구개발 현장을 강화하며 축적된 기술력은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근간을 지탱하고 있다.

호황 속 위기의식과 불황기 선제 투자 원칙

호황기일수록 안주하지 않고 다음 위기를 경계하며, 불황기에는 투자를 늘려 시장을 선점하는 방식은 이건희 선대회장의 일관된 위기 대응 원칙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신년사에서 그는 삼성이 '외부환경의 위기', '내부혁신의 위기', '시간의 위기'라는 복합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며 경각심을 높였다.

외환위기가 현실이 된 1998년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연은 더 높게 뜰 수 있다"며 불황을 조직 체질 개선과 경쟁력 격차를 벌리는 기회로 삼았다. 2006년에도 편안함에 안주하면 정상 자리를 빼앗길 것이라 경고했고, 2010년 경영 복귀 시점에는 "지금이 진짜 위기"라며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2010년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서 투자를 늘리고 인재를 더 채용해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표: 이건희 선대회장의 시기별 주요 발언 및 위기 대응 원칙

연도(기준) 경영 상황 및 배경 핵심 발언 및 대응 원칙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
1998년 외환위기 극복 국면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연은 더 높게 뜬다" (불황을 체질 강화 기회로 활용)
2002년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 "5년, 10년 후 먹거리 생각에 식은땀" (호황기 속 미래 신사업 발굴 주문)
2010년 경영 복귀 및 반도체 16라인 기공식 "불확실할수록 투자와 인력 채용 확대" (위기 국면 선제적 투자로 격차 확대)

출처: 삼성 사내 신년사 및 공식 석상 발언 기록 종합

위 표는 이 선대회장이 성장의 정점에서도 지속적인 위기의식을 환기하고, 침체기에는 선제 투자를 단행해 위기를 성장의 도약대로 삼았음을 보여준다.

천재경영론과 여성 인력 육성, 협력사 동반성장

기술 혁신의 원동력을 사람으로 본 이 선대회장은 핵심 인재 영입과 내부 인력 역량 극대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2002년 사장단 평가에 핵심 인재 확보 실적을 반영하도록 지시한 데 이어, 2003년에는 "한 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천재경영론'을 제시했다. 2011년에도 역량 있는 S급 인재를 영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기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재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여성 인력의 활용과 처우 개선에도 앞장섰다. 1997년 출간한 에세이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이 위축된 현실을 가리켜 "바퀴 하나는 바람이 빠진 채 자전거 경주를 하는 셈"이라고 비유하며 여성 채용 확대와 사회적 보육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2011년 여성 임원 오찬 간담회에서는 "여성 임원은 사장까지 되어야 한다"며 유리천장을 깨뜨릴 것을 주문했다.

협력사와의 관계 역시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관점에서 접근했다. 1989년 협력업체를 '삼성가족'으로 규정하고 1996년에는 '신경영의 동반자'로 명시했다. 이어 2010년에는 대기업이 일류가 되기 위해 중소기업이 먼저 일류가 되어야 한다며 2·3차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동반성장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다.

차세대 반도체 아키텍처 분석 화면 앞에서 논의 중인 연구원들
AI 대전환기를 맞아 삼성이 추진하는 핵심 기술 확보와 인재 육성 현장 (사진 - AI 생성)

인공지능 대전환기 삼성의 도전과 남겨진 과제

인공지능 대전환기에 직면한 2026년의 산업 생태계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경고했던 사업 재편의 속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AI 기술 확산으로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소프트웨어 간의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으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 또한 범용 제품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특화 제품군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6세대 HBM4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하는 한편, 제조와 설계 전 공정에 AI 솔루션을 접목하며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글로벌 경기 변동이나 실적 둔화 국면마다 실적 부진과 위기론이 거론될 때마다 삼성을 일으켜 세운 것은 선제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미래 기술 확보였다.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던 선대회장의 통찰은 오늘날에도 중대한 화두를 던진다. 성과에 안주하지 않는 냉철한 현실 인식, 기술과 인재를 향한 집념,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는 선제적 결단이야말로 복합 전환기 삼성이 되새겨야 할 근본적 유산이다.

자주 묻는 질문

이건희 6주기 추도식은 언제 어디서 열리나요?

2026년 10월 23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엄수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유족, 계열사 주요 사장단이 참석합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핵심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양적 팽창 위주의 생산 방식을 벗어나 품질과 기술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조직 체질을 전면 전환한 것이 핵심입니다.

현재 인공지능 전환기에 선대회장의 철학이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요?

호황기에도 10년 뒤 먹거리를 고민하던 철저한 위기의식과 불황기일수록 기술과 S급 인재에 선제 투자해 초격차를 유지하라는 메시지가 여전히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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