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22%가 '6억 이하', 정책대출 쏠림 현상

치솟는 전셋값에 지친 무주택 실수요자, 디딤돌대출 등 정책 금융 활용 가능한 아파트로 몰려…전문가 '저가 아파트 소멸' 우려

기사 핵심 요약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의 21.9%가 6억 원 이하 아파트에 집중됐다. 이는 치솟는 전셋값 부담과 함께 내집마련 디딤돌대출 등 정부 정책 금융 상품의 주택 가격 기준선(6억 원)에 무주택 실수요자의 매수세가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저가 아파트의 소멸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 5건 중 1건은 6억 원 이하로, 정책대출 기준선에 수요가 몰린 결과다.

  •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 5건 중 1건 이상(21.9%)은 6억 원 이하 아파트였다.
  • 가장 큰 원인은 신혼부부·다자녀 가구 대상 디딤돌대출의 주택 가격 상한선이 6억 원이기 때문이다.
  • 급등한 전셋값 역시 무주택자의 매매 전환을 부추겼으며, 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 5건 중 1건은 '6억 이하'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5채 중 1채 이상이 6억 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추세 속에서 특정 가격대 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정부의 정책대출 기준선에 수요가 몰린 데다, 치솟는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6억 이하 아파트
올해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에서 6억 원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21.9%까지 늘었다 (사진 - AI 생성)

숫자로 확인된 '6억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쏠림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6년 1월 1일부터 9월 21일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 4만 8,915건 중 6억 원 이하 거래는 1만 709건으로, 전체의 21.9%를 차지했다. 이는 2025년 같은 기간(17.0%)보다 5%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거래 건수 역시 11% 이상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표: 서울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현황 비교
구분 2025년 (1.1~9.21) 2026년 (1.1~9.21)
거래 건수(건) 9,569 10,709
전체 거래 비중(%) 17.0 21.9
자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2026.09.23. 기준)

원인 1: 정책대출 기준선 '6억 원'과 디딤돌대출

6억 원 이하 아파트에 매수세가 집중되는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정책 주택담보대출 기준선 때문이다. 내집마련 디딤돌대출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목표로 시중 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정책 금융 상품이다. 이 대출을 이용하려면 매입하려는 주택 가격이 일정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하는데, 일부 가구 유형의 상한선이 '6억 원'에 맞춰져 있다.

디딤돌대출 자격 요건과 대출 규모

디딤돌대출은 부부합산 연 소득 6,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가 5억 원 이하 주택을 구매할 때 신청할 수 있다. 신혼부부나 2자녀 이상 가구는 주택 가격 기준이 6억 원 이하로 완화된다. 대출 한도는 주택담보비율(LTV) 70%와 총부채상환비율(DTI) 60% 내에서 최대 2억 원이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2억 4,000만 원, 신혼·2자녀 이상 가구는 3억 2,000만 원까지 가능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까지 서울의 디딤돌대출 실행 건수는 3,265건으로 이미 2025년 전체 실행 건수(5,306건)의 61.5%에 도달했다.

정책대출을 이용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가족의 모습
디딤돌대출 등 정책 금융 상품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 AI 생성)

원인 2: 감당 힘든 전셋값, 매매 전환 수요 자극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셋값 역시 무주택자들을 매매시장으로 이동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전세 보증금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오르자, 정책대출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늘어난 것이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7억 1,178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강북 14개구 평균 전셋값도 5억 9,351만 원으로 6억 원에 육박해, 6억 원 이하 아파트 매매가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 진단 "저가 아파트 소멸 가속화될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쏠림 현상이 서울 내 저가 아파트의 소멸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0억 원 미만 저가 아파트 사이에서 키 맞추기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전세를 구하지 못해 자가를 원하는 수요가 지속해서 생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저가 아파트가 점점 소멸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특정 가격대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해당 단지들의 가격이 오르고, 결국 서울에서 '6억 원 이하'라는 가격표를 단 아파트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영향과 전망

6억 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쏠림 현상은 정책대출 기준선과 맞물린 무주택 실수요자의 선택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는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저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부추겨 결과적으로 실수요자들의 선택지를 줄이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속적인 공급 대책과 함께 실수요자들의 주거 사다리가 끊기지 않도록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주 묻는 질문

6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면 누구나 디딤돌대출을 받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디딤돌대출은 기본적으로 5억 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합니다. 다만 신혼부부나 2자녀 이상 가구 등 특정 조건에 해당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6억 원 이하 주택까지 대출 신청이 가능합니다. 부부합산 연 소득 등 다른 자격 요건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6억 원 이하 아파트 가격은 앞으로 계속 오를까요?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이 매수세가 특정 가격대에 집중될 경우 해당 아파트들의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서울 시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의 수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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