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바둑사에 또 하나의 상징적인 기록이 세워졌다. 조훈현 9단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 최연소 프로 입단 기록이 63년 만에 깨지며, 바둑 영재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울렸다. 주인공은 9세 6개월의 나이로 프로 무대에 오른 유하준 초단이다. 바둑계에서는 이번 기록 경신이 단순한 개인 성과를 넘어 한국 바둑의 미래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기원은 1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열린 제3회 12세 이하 입단대회 본선 4회전 결과, 표현우 초단과 유하준 초단이 최종 입단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12월 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됐으며, 2013년 이후 출생한 만 12세 이하 본원 연구생과 지역 연구생 55명이 출전해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단 두 장의 프로 입단 티켓을 놓고 경쟁했다.
본선 4회전에 오른 4명 가운데 표현우 초단은 오세현과 유하준을 차례로 꺾으며 가장 먼저 입단 자격을 확보했다. 이후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유하준 초단과 이서준이 맞붙었고, 유하준이 최종국에서 승리하며 두 번째 입단자로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집중력과 승부 근성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프로 무대에 어울리는 자질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주목받은 인물은 유하준 초단이다. 2016년 6월 7일생인 그는 9세 6개월 12일의 나이로 프로 입단에 성공하며, 조훈현 9단이 1962년 세운 9세 7개월 5일 기록을 63년 만에 경신했다. 한국 바둑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프로기사가 된 것이다. 유하준 초단의 입단은 오랜 기간 깨지지 않던 기록이 다시 쓰였다는 점에서 바둑계 안팎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유하준 초단은 입단 소감을 통해 “최종국 중반 패싸움에서 이득을 본 뒤 그때부터 입단을 확신했다. 최연소 프로 입단 기록을 경신할 수 있어 기쁘고, 신진서 9단처럼 강한 전투력을 가진 프로기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또래를 훌쩍 뛰어넘는 냉정한 자기 분석과 목표 의식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이번 12세 이하 입단대회는 한국 바둑이 차세대 인재 육성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고 있음을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했다. 어린 연구생들이 장기간 대국을 치르며 실전 경험을 쌓고, 프로 문턱을 넘는 과정 자체가 한국 바둑의 저변 확대와 직결된다는 평가다. 유하준 초단의 기록 경신은 이러한 시스템이 성과를 내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표현우 초단 역시 안정적인 기력과 침착한 대국 운영으로 입단에 성공하며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신예로 꼽힌다. 두 명의 초단이 동시에 탄생하면서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총 456명으로 늘어났으며, 이 가운데 남자 기사는 366명, 여자 기사는 90명이다.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번 입단은 한국 바둑의 세대교체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둑계에서는 유하준 초단의 등장으로 최연소 기록 경쟁보다도, 얼마나 빠르게 정상급 기사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어린 나이에 프로 무대에 선 만큼 긴 호흡의 성장 과정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최연소 프로 입단 기록 경신은 한국 바둑의 미래가 여전히 밝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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