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직접적인 가격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스마트폰 원가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출하량 감소와 평균 판매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2026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수요 둔화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지목됐다. 최근 메모리 제조사들이 AI 서버용 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범용 D램 공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공급 구조 변화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메모리 가격이 내년 2분기까지 최대 4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을 흡수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저가형 스마트폰의 원가가 약 25%, 중가형은 15%, 고가형은 10% 각각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내년 스마트폰 평균 판매 가격은 약 6.9%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핵심인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는 아너,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출하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저가형 스마트폰의 경우 급격한 가격 인상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시장 점유율과 수익 마진을 동시에 관리할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가 상승을 판매 가격에 그대로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은 제조사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대표적인 예로 들며, 이들 기업이 공급 부족 국면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규모의 경제와 고가 제품 중심의 폭넓은 포트폴리오, 그리고 긴밀한 수직적 통합 구조를 갖춘 업체들은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에서도 대응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이 높아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한 자체 칩 설계, 장기 공급 계약, 부품 조달 협상력 등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과 삼성은 향후 몇 분기 동안 가장 잘 버텨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흐름은 스마트폰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를 촉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재편되면서, 스마트폰을 포함한 소비자 전자기기 제조사들은 부품 조달 전략과 제품 가격 정책을 동시에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승과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제품 차별화와 고부가가치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메모리 가격 상승 국면이 단순한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AI 중심의 반도체 산업 재편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저가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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