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최근 발생한 해킹 사건 조사 결과 고객 297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금융권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롯데카드 전체 회원 약 960만 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그중 28만 명은 카드 부정 사용 가능성이 있는 민감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 측은 이번 사태를 두고 전례 없는 보안 위기를 인정하며 전액 보상과 보안 혁신을 약속했다.
롯데카드는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좌진 대표는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와 고개 숙여 사과하며 “297만 명의 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객 여러분과 금융당국에 큰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조 대표는 유출된 정보 가운데 일부가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번호 등 결제 핵심 데이터라며, 이로 인해 부정 사용 가능성이 있는 고객은 약 28만 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해당 고객들에게 최우선으로 카드 재발급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반면 나머지 269만 명은 일부 항목만 제한적으로 유출돼 직접적인 카드 부정 사용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번 유출은 온라인 결제 서버에서만 발생했으며 오프라인 결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고객 성명 정보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피해 규모가 워낙 방대해 소비자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이번 사태로 발생한 모든 피해에 대해 전액 보상을 약속했다.
카드 부정 사용이 발생한 경우 피해액 전액을 보상하고, 만약 2차 피해가 확인될 경우에도 연관성이 입증되면 전액 배상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고객 불안 해소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유출 고객 전원에게 결제 금액과 관계없이 무이자 10개월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더불어 금융피해 보상 서비스인 크레딧케어와 카드 사용 알림 서비스도 무료로 지원하며, 상담센터 인력 확충과 시스템 개선을 통해 고객 응대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카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안 체계 전면 재정비에 나선다.
향후 5년간 총 1100억 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하며, 관련 예산 비중을 업계 최고 수준인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4시간 통합보안관제체계를 마련하고, 자체 보안 점검을 강화하기 위해 전담 레드팀을 신설해 모의 침투 훈련을 상시화한다.
또한 IT 인프라를 전면 교체하고 데이터 보안 아키텍처를 고도화해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조좌진 대표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킹 문제가 아니라 회사 전체 경영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라는 경고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고객 피해 제로화와 불편 최소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 보안 강화와 함께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혁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롯데카드는 지난달 26일 정기 서버 점검 중 일부 서버에서 악성코드 감염을 발견했고, 이후 온라인 결제 서버에서 1.7GB 규모의 데이터 유출 흔적을 확인했다.
회사는 이 사실을 지난 1일 금융당국에 신고했으며, 이후 피해 범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해 고객 수가 초기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 드러났다.
금융당국 역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보안 관리 소홀 여부를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SK텔레콤 해킹에 이어 금융권에서 발생한 대규모 사이버 침해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유출이 단순한 카드번호 노출에 그치지 않고 결제 인증 정보까지 포함됐다는 점에서 피해 파장이 클 수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근본적인 보안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롯데카드는 대규모 보상과 무이자 할부 제공 등 긴급 조치를 내놨지만,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금융권 전반의 보안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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