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한국 야구의 상징적인 투수로 자리 잡은 류현진(38·한화). 그는 KBO리그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신인 등장으로 불린다.
2006년 한화의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그는 데뷔 첫해 201⅔이닝을 던지며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했다.
신인왕은 물론 MVP까지 휩쓸며 리그 판도를 바꿨다.
이후 한화의 에이스로 활약하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로 진출, 10년 넘게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돌아와 여전히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류현진의 성공에는 그의 특별한 재능이 결정적이었지만, 당시 코칭스태프의 과감한 선택과 주변의 롤모델 존재도 큰 힘이 됐다.
특히 구대성의 체인지업 그립을 전수받아 곧바로 리그를 제패하는 무기로 완성시킨 사례는 유명하다.
그리고 20년이 흐른 지금, 한화는 또 다른 유망주 정우주(19)에게서 류현진의 그림자를 보고 있다.
정우주는 2025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초반에는 불펜으로 경험을 쌓았지만, 최근 구단은 선발 기회를 부여하며 장기적인 선발 자원으로 키우고 있다.
아직은 경험 부족으로 투구 수와 스태미너에서 한계를 드러내지만, 성장 가능성만큼은 높게 평가된다.
정우주에게 행운인 점은 류현진이라는 살아있는 교본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투구 기술뿐만 아니라, 경기 준비 루틴, 위기 관리, 마운드에서의 멘탈 등 모든 부분이 본보기가 된다.
여기에 문동주라는 비슷한 유형의 영건이 옆에 있어 시행착오를 공유할 수 있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역시 이닝이터형 구위파 투수로서 정우주가 배울 점이 많다.
류현진의 조언도 큰 힘이 된다. 정우주는 "첫 선발이니 그냥 미트만 보고 세게 던져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이 가장 나에게 와닿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정우주의 내년 보직이 올 시즌 마지막 두 차례 선발 등판 결과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선발 경쟁에 합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내년 외국인 투수 두 명과 류현진, 문동주가 확실한 선발 카드라면, 정우주는 엄상백·황준서와 함께 다섯 번째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은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한편, 한화 팬들은 20년 전 류현진이 보여줬던 ‘괴물의 등장’을 다시 떠올리며, 정우주가 언젠가 한화 선발진의 핵심으로 도약하길 기대하고 있다.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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