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1 선두 전북 현대가 포항 스틸야드를 집어삼켰다. 두 골 차 열세를 딛고 짜릿한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리그 22라운드 최대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전북은 7월 1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3대 2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전북은 리그 18경기 무패(13승 5무)를 기록, 승점 48로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공식전 기준으로는 코리아컵을 포함해 21경기 연속 무패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날 경기는 전국적인 집중호우 속에서도 1만3973명의 관중이 모이며 뜨거운 분위기를 형성했다.
특히 포항으로 이적한 기성용의 데뷔전을 보기 위해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관련 유니폼이 1100벌 가까이 판매되는 등 ‘기성용 효과’도 실감케 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포항이 장악했다.
전반 31분 기성용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살려낸 공중볼이 기점이 됐고, 이를 받은 신광훈이 문전으로 연결하자 홍윤상이 깔끔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전반 43분에는 홍윤상이 다시 한 번 전북의 공격을 끊은 뒤 전진 패스를 찔렀고, 이호재가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이 시점에서 경기는 포항이 2대 0으로 크게 앞서며 전반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후반전은 전북의 시간이 됐다. 거스 포옛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과감한 교체를 단행했다.
이승우, 이영재, 티아고를 투입하며 흐름 전환을 꾀했고, 이 전략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후반 19분, 침투하던 티아고가 이승우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찔러주며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고, 이승우는 골키퍼를 넘기는 절묘한 슈팅으로 추격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34분, 권창훈의 크로스를 티아고가 문전에서 정확한 헤더로 꽂아 넣으며 경기를 2대 2 원점으로 되돌렸다.
경기 종료가 다가오던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홍정호가 머리로 방향을 바꾸자 공은 포항 수비수 이호재를 맞고 굴절돼 자책골로 이어졌다.
이 골로 전북은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포항은 전북 상대 최근 4경기에서 2무 2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이날 패배로 4위(승점 32)에 머물렀다. 특히 베테랑 기성용을 선발로 기용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전북의 뒷심에 무너졌다.
기성용은 중원에서 후방 빌드업과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후반 31분 교체되기 전까지 76분을 소화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북은 3월 5라운드 이후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위닝 멘탈리티와 선수층의 두터움이 위기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이날은 이승우와 티아고, 홍정호로 이어진 교체 카드가 완벽하게 적중하면서 포옛 감독의 전술 운용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전북은 이번 역전승으로 챔피언 팀다운 저력을 과시했으며, 리그 후반기에도 선두 수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포항은 연패는 아니지만 중요한 고비마다 힘을 잃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어, 상위권 도약을 위해 조직력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