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FC가 또다시 무승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선제골과 추가골을 연달아 터뜨리고도 이를 지키지 못한 채 역전패를 당하며 올 시즌 최악의 시나리오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오후 7시 30분 대구iM뱅크PARK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홈경기에서 대구는 김천 상무에 2대 3으로 패했다.
이로써 대구는 리그 11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암울한 기록을 이어갔다.
같은 날 수원FC가 홈에서 광주FC를 2대 1로 꺾으며 승점 19점을 확보한 데 반해, 대구는 승점 14점에 머물며 순위 역전을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수원은 6경기 무승을 끊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반면, 대구는 도리어 상황이 더 악화된 셈이다.
경기 초반만 해도 대구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18분, 대구의 에이스 세징야가 폭우 속에서 시원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3분 뒤에는 세징야의 크로스를 한종무가 머리로 방향을 바꿨고, 이를 문전 쇄도하던 김주공이 재차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2대 0으로 앞서간 대구는 홈 팬들 앞에서 완승을 예고했다.
하지만 김천의 반격은 매서웠다. 전반 35분, 김천의 박상혁이 골라인을 아슬하게 넘기는 슈팅을 성공시키며 한 골을 따라붙었고, VAR 판독 끝에 득점이 인정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설상가상으로 전반 추가시간에는 대구 수비의 중심 홍정운이 동료와의 충돌로 광대가 함몰되는 부상을 입고 조진우와 교체되며 악재가 겹쳤다.
후반전 대구는 공격적 선택을 단행했다. 한종무를 빼고 에드가를 투입해 제공권에서의 우위를 노렸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후반 8분, 김천의 김강산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경기 흐름을 내줬다.
이후 대구는 공격적인 교체와 수비 재정비로 승리를 노렸지만, 후반 추가시간 김천의 원기종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역전패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대구는 총 2골을 넣었음에도 3골을 허용하면서 수비 불안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구는 리그 22라운드에서 24골을 넣었지만, 실점은 40골로 리그 최다 수준이다.
실점 2위를 기록한 FC안양보다도 10골이 더 많아 공수 불균형이 극심하다. 골득실차도 -16으로 하위권 팀 중 가장 열악한 수치다.
이처럼 대구의 수비력 문제는 상대 팀들에게 ‘승점 자판기’라는 불명예를 안겨주고 있다.
경기마다 공격진이 분전하며 골을 만들어내고 있으나, 수비에서 번번이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남은 일정은 단 11경기뿐이다. 지금처럼 수비 조직력에서의 개선 없이 후반기를 맞이한다면, 대구가 K리그1 잔류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천전은 그 경고음을 분명하게 들려준 경기였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