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북부에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인해 가평군 조종면의 한 캠핑장에서 일가족이 매몰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0대 가장이 숨졌고, 아내와 중학생 자녀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 24분경, 가평군 조종면 마일리에 위치한 한 캠핑장에서 텐트 1개 동이 무너지면서 캠핑 중이던 일가족 3명이 매몰됐다.
당시 사고 현장은 전날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 누적 강수량 197.5㎜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내린 뒤로, 주변 하천이 불어나 급류가 발생한 상태였다.
매몰된 일가족은 40대 부부와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자녀로 구성돼 있었다.
구조 당국은 즉시 수색에 나섰으나, 이 중 40대 가장 A씨는 사고지점에서 약 6km 떨어진 대보리 대보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가족 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이며, 구조작업은 도로 유실과 다리 붕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날 오전 4시 20분께에는 대보리 대보교 낚시터 인근에서 70대 남성 C씨가 차를 타고 빠져나오던 중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당시 C씨는 아내와 사위와 함께 봉고차를 타고 있었으며, 차량이 순식간에 침수되자 아내와 사위는 간신히 탈출해 나무를 붙잡고 구조됐지만, C씨는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차량은 급격히 물에 잠겼고, 탈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날 오전 4시 44분경에는 조종면 신상리에서 펜션 건물이 무너져 4명이 매몰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구조대가 출동해 3명을 구조했으나, 70대 여성 A씨는 안타깝게도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오전 5시 20분께 가평군 북면에서는 70대 남성이 산사태에 매몰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구조작업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가평뿐만 아니라 인근 포천시 백운계곡에서도 50대 후반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국은 이번 폭우로 인한 실종자를 가평 4명, 포천 1명 등 총 5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소방청과 기상청은 당분간 경기 북부 지역에 강한 비가 더 이어질 수 있다며 하천·계곡 인근 접근을 금지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야영장, 캠핑장 등 지반이 약한 지역에 머무는 행위도 지양할 것을 강조했다.
여름철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이번 가평 일대 사고는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산지와 계곡이 혼재한 지역에서는 기상 변화에 따른 신속한 대처와 사전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