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에서 발생한 옹벽 붕괴 사고로 차량 운전자가 사망한 가운데, 사고 전부터 위험 징후를 알리는 민원이 접수됐으나 당국의 즉각적인 대응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오후 7시 4분께 오산시 가장동 수원 방향 고가도로 아래 10m 높이의 옹벽이 무너지면서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를 덮쳐 40대 남성이 사망했다.
이 사고와 관련해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붕괴 전 징후를 포착한 시민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사고 하루 전인 15일 오전, 수십cm 크기의 포트홀과 도로 균열을 촬영한 사진과 함께 “2차로 오른쪽 지반이 침하하고 있다. 빗물 침투 시 붕괴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민원을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오산시 도로교통과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틀 전부터 그냥 대놓고 무너지려고 했음”이라는 글도 남겼다.
하지만 오산시는 당시 민원에 대해 현장 조치 없이 사고 당일까지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사고 후 “포트홀 신고가 있어 16일 현장 조치를 했고, 18일 보수를 위해 업체 선정까지 완료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다만 “옹벽 붕괴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포털 로드뷰를 통해 지난해 촬영된 옹벽 상태를 분석하며 “2024년에도 옹벽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인재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진 속 옹벽은 벽면이 하얗게 변색되거나 검게 얼룩진 모습으로, 수년 전과 비교해 명확한 이상 징후가 보인다.
경찰은 커뮤니티에 게시된 포트홀 사진이 민원 접수 당시 촬영된 것과 동일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와 병행해 중대시민재해법 적용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