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가 8월 7일 메이저리그 38승 경력의 빈스 벨라스케즈와 계약하며 터커 데이비슨과 결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당시 데이비슨은 22경기 123⅓이닝 동안 10승 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며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롯데는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 안정적이고 임팩트 있는 선발 자원을 찾았고, 결국 데이비슨은 퇴출의 쓴맛을 봤다.
하지만 이후 벨라스케즈가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87로 극심한 난조에 빠지자, 데이비슨을 내보낸 결정이 뼈아픈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팬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데이비슨은 퇴출 하루 전인 8월 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고별전을 치렀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곧바로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롯데가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하기에 부담이 없었고, 데이비슨 입장에서는 홀가분하게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설 수 있었다.
처음 트리플A 내슈빌에 합류한 그는 두 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6.62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기며 적응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점차 구위를 되찾으며 9월 들어 반등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 3일 노포크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8탈삼진을 기록한 데 이어, 8일 노포크와의 재대결에서는 4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경기에서는 단 49개의 공으로 효율적인 투구를 펼쳤고,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1마일로 평범했으나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를 섞어 타자들의 헛스윙을 8차례나 유도했다. 이 두 경기에서 데이비슨은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특히 좌완이라는 점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밀워키는 현재 불펜진의 잇단 부상으로 고민이 깊다.
좌완 불펜인 DL 홀과 코너 토마스가 모두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고, 셀비 밀러는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당장은 다른 좌완 불펜 자원이 있어 즉각적인 콜업은 어렵지만, 향후 결원이 발생할 경우 데이비슨도 콜업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
데이비슨은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지난해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1경기를 소화했다.
한동안 빅리그와 거리가 있었던 그가 롯데에서의 이별 이후 다시 기회를 잡아 반전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롯데 팬들에게는 아쉬움의 대상이 된 데이비슨이지만, 밀워키에서의 재도전이 성공적으로 이어진다면 또 한 번 극적인 커리어 반전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