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서울 서부권 경전철인 ‘목동선’ 신설 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한 후 표류하던 목동선은 이번에는 재건축에 따른 교통 수요 확대와 주민들의 강력한 요구에 힘입어 다시 도시철도망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10개 단지의 정비계획이 확정되면서 인구 밀집과 교통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이 시급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에는 각 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 위원장들과 주민들이 모여 ‘목동교통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이달 6일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인 황희 의원실 주관으로 2차 모임이 열려 목동선 신설 논의가 구체화됐다.
대책위와 황 의원 측은 다음 달 교통포럼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2026년까지 목동선을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시키기 위한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예비타당성 조사의 핵심 변수인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노선에 파리공원역을 추가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목동선은 신월동에서 당산역을 잇는 총 연장 10.87㎞의 경전철 노선으로, 총 12개의 정차역이 계획돼 있다.
환승역 2곳을 포함해 오목교역, 당산역, 화곡로입구, 신트리공원, 한가람고교 등 서울 서남부 지역을 폭넓게 연결하는 구조다.
그러나 2019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ㄴ’자 형태의 노선 비효율성과 당시 재건축 반영 부족으로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탈락한 바 있다.
목동은 현재 총 5만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인 초대형 주거단지로, 서울 서부권 최대 규모의 재건축 지역이다.
하지만 대규모 인구 대비 지하철 접근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9호선 신목동역은 단지 북쪽 끝에 위치해 1단지 외에는 도보 이용이 어렵고, 5호선 오목교역 역시 7단지 외에는 거리상 불편하다.
2호선 지선인 신정네거리역과 양천구청역은 배차 간격이 길어 실질적인 교통 해결 수단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한 목동 인근의 신월동, 남부순환로 일대는 서울시 내에서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는 교통 사각지대로 분류돼, 재건축 완료 후 교통 수요 폭증에 대한 대비가 필수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목동교통대책위원회는 목동선 신설 외에도 지역 맞춤형 교통대책을 함께 마련하고 있다.
현재 주민 제안으로는 경전철과 별도로 단지 내를 순환하는 바이모달 트램 형식의 교통수단과, 주요 단지를 연결하는 무빙워크 설치까지 검토되고 있다.
이는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과 단지 간 이동 편의성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평가된다.
서울시가 2026년까지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재정비하는 가운데, 목동선이 계획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향후 주민 여론과 경제성 평가 결과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에 따른 인구 증가와 교통 수요를 반영해 계획을 보완한다면 경제성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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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