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의 연인으로 알려진 프레드릭 아르노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명품 브랜드 로로피아나가 저임금 및 불법 노동 착취 방조 혐의로 이탈리아 법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이 로로피아나가 하청업체의 노동 착취 실태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향후 1년간 법원의 감시 대상이 된다고 보도했다.
로로피아나는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산하의 고급 캐시미어 브랜드로, 지난 2013년 LVMH가 지분 80%를 인수했다.
현재는 LVMH 회장 베르나르 아르노의 막내아들이자 리사의 연인으로 알려진 프레드릭 아르노가 CEO로 재직 중이다.
이번 판결은 지난 5월 밀라노 노동 보호국이 로로피아나 제품을 제조하던 공장을 단속하면서 시작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중국인 공장주는 불법 체류자 포함 노동자 10명을 고용해 주당 90시간 이상 강제 노동을 시키고, 시급 4유로(한화 약 6500원)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노동자는 공장 안 불법 거주지에서 생활했고, 고용주 폭행으로 인해 45일간 치료가 필요한 피해자도 있었다.
이 공장은 로로피아나 재킷을 연간 6000~7000벌 생산해 왔으며, 납품가는 재킷 한 벌당 19만~20만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실제로 로로피아나 공식 웹사이트에서 484만~806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로로피아나는 성명을 통해 “해당 하청업체가 사전 동의 없이 이중 하청을 진행해 계약을 위반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해당 사실을 인지한 지난 5월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밀라노 법원은 “로로피아나가 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 전 과정을 외부에 위탁했고, 이는 노동자의 권리 침해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며 책임을 지적했다.
이어 “다른 브랜드들도 유사한 사안에서 책임을 진 만큼 로로피아나도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로피아나는 ‘억만장자를 위한 유니클로’로 불릴 만큼 고급 이미지를 구축해 왔으며, 최근 ‘올드머니룩’ 트렌드에 힘입어 브랜드 가치가 크게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노동 착취 판결로 인해 도덕성과 윤리경영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