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1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을 한 사용자는 37만743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53% 급감한 수치다. 전년도 번호이동 건수는 80만896건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 수에서 알뜰폰에서 통신사로 돌아간 가입자 수를 뺀 수치로 산출된다.
예를 들어, 두 명이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하고 한 명이 알뜰폰에서 통신사로 이동했다면 순증 인원은 한 명으로 계산된다.
2023년 10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던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950만 명 선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 둔화는 통신 3사의 저가 요금제 출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통신 3사는 지난해 월 3만 원대의 5G 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이며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한, 로밍 요금제 혜택을 확대하고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출시해 알뜰폰과의 경쟁을 본격화했다.
LTE 요금제도 단계적으로 정리되고 있다. 지난 2일 KT가 LTE 요금제 46종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 데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다음 달 일부 LTE 요금제 가입을 중단할 예정이다.
알뜰폰 업계는 3월 30일부터 정부를 거치지 않고 통신 3사와 직접 도매대가 협상을 해야 하는 규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또한, 면제됐던 전파사용료도 올해부터 20%를 납부해야 하며, 내년에는 50%, 2027년에는 전액을 납부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6월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폐지로 통신 3사의 지원금 상한이 사라지면 알뜰폰의 매력도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기업의 알뜰폰 시장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통신 3사 및 대기업 계열 알뜰폰의 시장 점유율을 60%로 제한한다.
현재 해당 업체들의 점유율은 이미 52%에 달해, 추가 진입이 어려운 상태다. 이러한 규제로 인해 우리은행은 지난달 예정됐던 알뜰폰 서비스 출시를 연기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