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10대 청소년 계정 ‘비공개’로 전환 결정…한국은 내년부터 도입
대표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이 10대들의 과도한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유해·불법 콘텐츠 온상이 된 SNS에 대한 강력한 규제 여론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이었던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가 강제입법이 가시화되자 정책을 변경한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자율규제 방침은 빅테크들이 피해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다. 특히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컨텐츠가 판을 치는데도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적극 대응을 꺼리는 빅테크들에게 자율규제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테크 전문매체인 미국 디인포메이션은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가 “10대들의 온라인 안전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10대들에게 인기가 있는 틱톡과의 경쟁으로 인하여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33개 정부는 지난 해 10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과도한 중독성으로 청소년 정신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소송을 내기도 했다. EU도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인스타그램은 10대 청소년 계정을 기본적으로 비공개 전환 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안전 사용 강화 방안을 도입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인스타그램 계정이 비공개로 전환되면 개인 메시지는 10대 사용자가 팔로우 하거나 이미 연결된 사람한테서만 받아볼 수 있게 된다.
또한 부모의 감독 권한도 강화 되어 16세와 17세 청소년은 설정을 끌 수 있으나 16세 미만 사용자는 부모의 허락이 있어야 설정을 끌 수 있다.
‘감독 모드’ 활성화를 통해 부모는 자녀의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도 제한 할 수 있다.
하루 인스타그램 어플 사용량이 60분을 넘을 경우 어플을 종료하라는 알림을 받게 된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는 모든 알림이 음소거 된다.
또한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이 성적인 컨텐츠 혹은 자살·자해에 관련된 컨텐츠를 추천하지 않도록 했다. 당장 이 날부터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 인스타그램에 가입하는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제한적인 ‘10대 계정’으로 전환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10일 14~16세 이하의 아동·청소년이 SNS계정계설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는 이미 14세 미만 아동의 SNS금지 입법을 이미 추진 중에 있다.
기존 계정이 있는 청소년은 앞으로 60일 이내에 ‘10대 계정’으로 이동되며 유럽연합(EU)에서는 올해 말 계정이 조절 될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는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다른 국가에서도 적용된다.
메타는 청소년들이 나이를 속이거나 다른 기기를 사용하여 성인용 계정을 만들려고 하는 경우에도 이를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이를 성인으로 표시한 사람이 실제 청소년일 가능성이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치로 “10대 이용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기적으로 분명 손해가 되겠지만 부모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그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