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매직, 인도네시아 월드컵 예선 첫 승, 사우디 2-0 격파… “아시아 최초로 독일 탈락 시킨 장본인이라고!”

“신태용 '나'를 '가'르쳐주세요!” 인도네시아 역사상 월드컵 예선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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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신태용 공식 인스타그램)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꺾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첫 승을 거두며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을 한껏 키웠다. 최하위였던 순위도 3위로 끌어올리며 인도네시아 축구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사진 출처 – 신태용 공식 인스타그램)

1938년 이후 88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직행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1월 19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 3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완파했다.

FIFA 랭킹 130위의 인도네시아가 59위의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였다. 이날 승리로 인도네시아는 승점 6(1승 3무 2패)을 기록하며 최하위였던 6위에서 3위로 도약했다.

현재 아시아 3차 예선에서는 각 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며, 3,4위는 추가 티켓을 놓고 4차 예선에서 경쟁하게 된다. 신태용 감독은 당초 4차 예선 진출을 목표로 세웠으나, 이번 승리로 본선 직행이라는 꿈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20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예선 단계에 올려놓은 데 이어, 이 단계에서 첫 승까지 기록하며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인도네시아가 서아시아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조는 일본이 5승 1무(승점 16)로 1위를 달리며 본선행을 사실상 확정 지은 가운데, 나머지 5개 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바레인 원정에서 2-2로 비긴 호주는 승점 7(1승 4무 1패)로 2위에 올라와 있지만, 승점 6을 기록한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중국이 각각 3위부터 6위까지 자리하며 순위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최하위였으나, 사우디를 상대로 두 골 차 승리를 거두며 단숨에 3위로 올라섰다. 이는 신태용 감독의 전략적 지휘와 선수들의 투지가 빛난 결과였다.

이날 경기에서 인도네시아의 승리를 이끈 주인공은 2004년생 신예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이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옥스퍼드 유나이티드 소속의 페르디난은 전반 32분, 역습 상황에서 라그나르 오랏망운의 컷백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7분에도 역습 기회를 살려 추가 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44분, 인도네시아의 저스틴 허브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를 잡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몇 차례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수비에 집중하며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사우디의 거센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은 신태용 감독의 조직적인 수비 전술 덕분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남은 4경기에서 바레인과 중국을 상대로 한 홈 경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0월 바레인 원정에서는 추가 시간 논란 끝에 통한의 동점 골을 내주며 승리를 놓쳤고, 중국 원정에서는 점유율에서 압도하고도 역습에 무너져 1-2로 패했던 만큼, 이번 홈 경기에서는 복수를 노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신태용 공식 인스타그램)

신태용 감독은 이번 승리로 자신을 향한 비판을 잠재우는 데도 성공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일본과 중국에 연패한 탓에 그의 지도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사우디전 승리로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켰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은 FIFA 랭킹 1위이자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인 독일을 조별리그에서 탈락시키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독일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이 경기는 ‘카잔의 기적’으로 불리며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는 순간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한민국은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며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 후 신태용 감독은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났고, 2020년에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직을 맡기로 결정했다. 이 뜻밖의 선택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겼지만, 신태용 감독은 새로운 도전 속에서 인도네시아 축구의 가능성을 믿고 자신만의 축구 철학을 펼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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