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당당하게” 광주 중앙초 신입생, ‘나홀로 입학식’

광주 동구에 위치한 중앙초등학교가 올해 단 1명의 신입생을 맞이하며 ‘나홀로 입학식’을 진행했다.
4일 오전, 중앙초 1학년 교실에서 열린 입학식에는 신입생 A군과 그의 부모, 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해 특별한 입학을 축하했다.
중앙초는 1907년 개교한 유서 깊은 학교지만,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올해 입학한 신입생은 단 한 명 뿐이다.
지난해에는 3명이 입학했지만, 올해 A군을 제외한 다른 입학 예정자들은 인근 학교로 진학하면서 결국 A군만 중앙초에 남았다.
입학식은 조촐했지만, A군을 격려하기 위한 따뜻한 이벤트들이 준비됐다. 그의 조부모가 직접 촬영한 응원 영상이 상영되며 분위기를 한층 밝게 만들었다.
교사들은 축하의 의미로 A군에게 선물을 전달했고, A군의 부모도 아이가 새로운 학교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응원했다.
현재 중앙초의 전체 학생 수는 23명이며, 교사 수는 교장을 포함해 9명이다. 전교생 30명 이하인 학교에는 교감을 배치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앞으로 교사 수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중앙초는 신입생 모집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군은 앞으로 필수과목 수업을 1대1 방식으로 진행하며, 예체능 과목은 2학년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게 된다.
A군이 유일한 1학년 학생이지만, 다행히 누나가 같은 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어서 등하교는 함께할 수 있다.
중앙초는 한때 광주의 대표적인 대규모 초등학교였다. 1970~1980년대에는 학급 수가 90개가 넘고, 학생 수가 5,000명을 돌파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인구 감소와 도심 공동화 현상의 영향을 받으며 학생 수가 급감했다.
광주 외곽에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도심 지역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었고, 중앙초를 비롯한 구도심 학교들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 측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 신입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에서 제공하는 입학지원금 외에도 학교 자체 예산을 활용해 학용품을 지원하고 있으며, 동창회의 도움을 받아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배창호 중앙초 교장은 “학교의 노력만으로 신입생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교육청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 신입생 유치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초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소규모 학교들이 학생 수 감소 문제로 존폐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도심 공동화가 심각한 지역에서는 폐교 위기를 맞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단순히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학교를 폐교하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학교만의 장점을 살려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대1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고, 학생 개개인에 대한 교사의 관심이 더 깊어질 수 있는 점을 활용해 특성화 교육을 도입하는 등의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광주 중앙초의 사례는 학생 수 감소라는 현실적인 문제 속에서도 교육 현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작은 학교이지만,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지역 사회와 협력해 학교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