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자마자 ‘연휴 리필’ 외치는 직장인들… 그래도 3개월 뒤 ‘황금연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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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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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직장인들의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최장 9일간 이어진 긴 연휴 뒤유증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출근 첫날부터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설 명절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거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들은 생체 리듬이 무너졌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연휴 리필이 필요하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모(33) 씨는 “연휴 동안 늦잠을 자는 습관이 들어서 오늘 아침 출근길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며 “추운 날씨까지 겹쳐서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조모(29) 씨는 “출근하자마자 쌓여 있는 업무를 보고 한숨이 나왔다. 연휴 내내 푹 쉬었더니 더 하기 싫어진다”고 털어놨다.

김모(32) 씨 역시 “잊고 있던 상사의 얼굴을 보니 쉬었다는 사실조차 사라졌다”며 웃지 못할 고충을 전했다.

직장인들의 공감과 한탄은 SNS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엑스(X, 구 트위터)에는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된다. 내 몸은 여전히 연휴 모드”(@nyxxxxxxx24), “책상에 앉아 있는 게 꿈 같다”(@50n93), “연휴 후 일주일은 재활 기간이다”(@20230428_001), “연휴 리필 가능합니까?”(@hello_mr_B) 등 현실을 부정하는 듯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길었던 연휴가 끝난 직장인들의 우울함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처럼 많은 직장인이 ‘명절 후유증’을 겪는 가운데, 일부는 벌써 다음 연휴를 계산하며 일상의 피로를 달래고 있다. 특히 오는 5월에는 ‘황금연휴’를 만들 수 있는 일정이 있어 관심을 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쉬는 직장인들은 금요일인 2일 하루 연차를 내면 주말과 부처님오신날(5일), 대체공휴일(6일)까지 최장 6일간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이를 활용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하반기에는 더욱 긴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10월 추석 연휴를 활용하면 최장 10일간 쉴 수 있는 ‘역대급 황금연휴’가 가능하다.

10월 3일 개천절부터 9일 한글날까지 이어지는 연휴 사이에 10일 하루 연차를 내면 두 주말을 포함한 10일짜리 장기 휴가가 완성된다. 이를 노려 미리 여행을 계획하는 직장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휴가 길어질수록 일상으로의 복귀가 더욱 어렵다고 조언한다. 긴 휴식 후 업무에 적응하려면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다시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연휴가 끝난 후에도 계속 쉬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 있으면 피로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출근 첫날부터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고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또한 “일상의 ‘루틴’을 만들어 생활 리듬을 되찾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오상우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면 패턴의 점진적인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연휴 동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들었다면, 갑자기 평소 출근 시간에 맞춰 일어나려 하면 더 피로할 수 있다”며 “며칠 동안 점진적으로 기상 시간을 앞당기면서 신체를 적응시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아침에 햇볕을 쬐고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피로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많은 직장인이 연휴 이후 집중력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만큼, 기업 차원의 배려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휴 직후 하루 이틀 정도는 업무 강도를 조절하거나,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등의 유연한 근무 환경이 마련된다면 명절 후유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연휴 다음 날을 ‘재택근무 권장일’로 운영하거나, 회의나 보고 업무를 줄이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적응을 돕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난 지금, 많은 직장인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현실과 맞서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황금연휴를 떠올리며, 출근 후유증을 극복하려는 이들도 많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연휴가 끝난 후의 마음가짐이다. 일상 복귀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다음 연휴를 더욱 즐겁게 맞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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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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