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신약, GLP-1 비만치료제 ‘알약 전환’ 본격화

0
GLP-1 비만치료제, 경구용 비만치료제, 체중 감량, 소분자 약물, 주사제 대체
(사진 출처-픽사베이. 해당 이미지는 상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
GLP-1 비만치료제, 경구용 비만치료제, 체중 감량, 소분자 약물, 주사제 대체
(사진 출처-픽사베이. 해당 이미지는 상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

체중 감량 치료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기존 주사형에서 경구용 알약 형태로 진화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주사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다.

1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경구용 GLP-1 약물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화이자가 개발 중이던 GLP-1 기반 경구 치료제가 임상 도중 간 손상 부작용으로 중단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시장 수요는 여전히 높다.

대표적인 GLP-1 주사제인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 기반으로 주사제만 존재한다.

펩타이드 구조 특성상 체내 분해 속도가 빨라 경구 복용이 어렵고, 냉장 보관 등 보관 조건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제약업계는 소분자 기반의 GLP-1 수용체 작용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분자 약물은 펩타이드와 달리 위장관에서 흡수가 용이해 알약 형태로 복용이 가능하다.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오르포글리프론’은 대표적인 예다.

2023년 임상 2상 결과, 하루 한 번 복용으로 최대 14.7%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세마글루타이드와 유사한 수준이다.

GLP-1 수용체의 활성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 결합해 수용체 구조를 간접적으로 변화시키는 ‘알로스테릭’ 작용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화이자의 ‘다누글리프론’은 이 방식을 적용했지만 부작용으로 중단됐다.

그러나 여전히 유망한 접근법으로 간주된다.

또 다른 전략으로는 다양한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복합 약물 개발이 있다.

GLP-1과 함께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GIP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방식이다.

일라이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는 두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하며 세마글루타이드보다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그러나 복합 소분자 약물 개발은 기술적 난도가 높고 수용체 생물학에 대한 이해도 아직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환자별로 맞춤형 약물 조합을 구상하고 있다.

앰브로시아바이오사이언스 CEO 닉 트래기스는 “약물 조합을 통한 부작용 최소화가 유효한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이내에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주사제와의 경쟁보다는 병행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비만·당뇨 환자 수가 8억 명을 초과하는 만큼 다양한 치료 옵션의 공존은 불가피하다.

경구용 GLP-1 약물 개발 가속화의 배경에는 구조 생물학 기술의 발전이 있다.

2017년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통한 GLP-1 수용체 3D 구조 해석이 가능해지면서 컴퓨터 모델링을 통한 약물 후보군 예측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수천 가지 화합물을 실험적으로 합성하지 않고도 후보 물질을 정밀하게 선별할 수 있게 됐다.

다른기사보기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

0 0 votes
Article Rating
Subscribe
Notify of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