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감사합니다” 등 예의바른 말 하면 과부하로 이어진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챗봇에게 ‘제발’, ‘감사합니다’와 같은 공손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단순한 인사말이 AI 서버에 더 많은 연산을 요구하며 전력 소비를 가중시킨다는 설명이다.
미국 IT 전문매체 퓨처리즘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X(옛 트위터)를 통해 “오픈AI는 예의 바른 표현 때문에 수천만 달러의 전기요금을 치렀다”고 언급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는 한 사용자가 “사람들이 챗GPT에 ‘제발’, ‘고맙습니다’라고 반복하는 것만으로 오픈AI가 얼마나 전기료를 부담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올트먼 CEO는 이어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챗GPT는 사용자의 입력이 길어질수록 응답이 길어지고, AI가 수행해야 할 연산량도 증가해 서버의 전력 사용이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답변해줘서 고마워’와 같은 간단한 인사에도 챗GPT는 “천만에요! 더 준비하실 거 있으면 언제든 도와드릴게요”라고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처럼 AI의 반응이 누적되면 그만큼 전력 소모도 함께 커진다.
이러한 AI에 대한 예의 표현은 사용자 사이에서 상당히 널리 퍼져 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 퓨처 PLC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응답자의 67%가 챗봇에게 예의를 갖춘 언어로 대화한다고 밝혔다.
이들 중 55%는 “도덕적으로 옳기 때문”이라 답했고, 12%는 “AI가 반란을 일으킬까봐”라고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AI를 인격체처럼 인식하는 사용자들의 심리를 반영한다.
정중한 표현이 AI의 답변 질을 높인다는 인식도 확산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자인 매니저 커티스 비버스는 “AI에 대한 정중한 언어는 협력적인 결과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단순한 매너를 넘어서 효율적이고 유익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AI의 정중한 언어 사용이 긍정적인 윤리적 가치를 지니는 한편, 에너지 소비와 환경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전 세계 데이터 센터는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2%를 차지하고 있으며, AI 서비스의 확산과 함께 이 비중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AI에게 공손하게 말하는 작은 행동이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