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 발등 찍힌 집주인들”…영끌 매수 후회

‘영끌족’ 상환 부담에 경매 시장으로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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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단지
(사진출처-픽사베이)
아파트단지
(사진출처-픽사베이)

지난해 부동산 경매 시장은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부동산 시장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해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들)이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해 경매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법원등기정보광장의 집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부동산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총 13만9847건으로, 전년(2023년) 대비 32.4% 증가했으며, 2022년 대비로는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임의경매란 채무자가 담보 대출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이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담보 부동산을 경매로 넘기는 절차를 의미한다.

특히 아파트와 오피스텔 같은 집합건물의 경매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집합건물 경매는 총 5만5419건으로, 2023년 3만9059건 대비 41.8% 급증했으며, 2022년과 비교하면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경매 진행 건수가 3267건으로 전년 1956건 대비 67% 증가하며 시장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2021년 1%대였던 기준금리가 2023년부터 3.5%까지 오르며 대출 상환 부담이 급증했고, 여기에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었다.

수도권 부동산 중개업자는 “많은 집주인들이 급매물로도 자산을 처분하지 못하고, 결국 경매로 내몰리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경매 시장의 확장은 저가 매수 기회로도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92.1%를 기록했지만, 12월에는 91.8%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낙찰가율이 80%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를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특히 강남구 대치동의 ‘대치아이파크’와 송파구 ‘잠실엘스’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아파트들도 경매 물건으로 등장하며 주목받았다.

이들 매물은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경매에 나왔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된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금리 인하와 시장 안정이 이루어질 경우 경매 시장이 투자 기회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경매를 통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매물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시장 안정과 금리 변화에 따라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갭투자가 불가능한 토지거래허가구역 매물도 경매 시장에 대거 나올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활용한 전세 투자 기회도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매 시장의 급격한 확장과 부동산 시장의 변화는 지속적인 주목이 필요하며, 시장 안정과 관련 정책의 방향성이 향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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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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