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열풍 타고 챗GPT도 폭발…’부장님까지 갈아탔다’

물결처럼 번진 ‘지브리 밈’ 열풍 속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의 모바일 앱 다운로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앱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챗GPT는 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신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며, AI 기술이 대중의 일상 속에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었는지를 다시금 입증했다.
15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3월 31일부터 4월 6일까지 일주일간 챗GPT는 국내에서만 무려 272만7599건의 신규 설치를 기록하며 전체 앱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같은 기간 68만2031건을 기록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직전 2주 연속 1위를 유지해 온 앱이었던 만큼, 챗GPT의 약진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챗GPT의 이용자 수 성장세도 가파르다. 해당 기간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343만955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주 대비 110.05% 증가한 수치다.
명실상부한 급상승 1위다. 이런 상승세는 단순한 트렌드 이상의 문화 현상으로 번지고 있는 ‘지브리 밈 이미지 생성’ 열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오픈AI는 지난 3월 25일 ‘챗GPT-4o 이미지 생성’ 기능을 정식으로 선보이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기존 텍스트 기반에서 멀티모달(텍스트, 음성, 이미지 통합 처리)로 진화한 챗GPT-4o 모델과 이미지 생성 엔진을 결합한 이번 서비스는 텍스트 명령 없이도 사용자 의도를 인식해 고화질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사용자 본인 또는 지인의 사진을 입력하면 스튜디오 지브리를 비롯해 디즈니, 심슨 가족 등 유명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이미지를 자동 생성해주는 기능은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SNS를 통해 ‘지브리 화풍 나들이 사진’, ‘디즈니 공주로 변신한 나’와 같은 콘텐츠가 유행처럼 퍼지며 챗GPT는 MZ세대는 물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디지털 놀이 공간으로 부상했다.
이 같은 흐름은 유사 이미지 생성 앱의 다운로드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챗GPT에서 촉발된 이미지 생성 열풍이 관련 시장 전체에 확산되며, 여러 앱 개발사들도 ‘지브리 스타일 변환’, ‘디즈니화’, ‘픽사 스타일’ 등 기능을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작권 논란도 불거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AI 시대에 콘텐츠 해석과 활용 방식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챗GPT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사상 처음으로 500만 명을 넘어섰다.
3월 MAU는 509만965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2월 386만9088명 대비 약 32% 증가한 수치다. 챗GPT가 단순한 기술 도구를 넘어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도 이번 이미지 생성 기능의 인기에 대해 “이용자가 몰리면서 GPU가 녹아내릴 정도로 서버 과부하가 발생했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챗GPT 서버는 이미지 생성 서비스 시작 직후 과도한 요청에 따라 수 차례 일시적인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AI 기술이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콘텐츠와 기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지브리 밈’은 단순한 인터넷 유행을 넘어 새로운 방식의 자기표현 수단으로, 챗GPT는 그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은 챗GPT에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고, 그 결과물을 지인들과 공유하며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술과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챗GPT는 단순한 생성형 AI를 넘어 ‘대중 참여형 콘텐츠 생산 플랫폼’으로 도약 중이다.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챗GPT는 AI 기술의 대표 주자가 아니라, 일상 속 필수 애플리케이션으로 정착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