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서 첫 구제역 발생… 방역당국 비상조치 돌입

국내에서 1년 10개월 만에 구제역이 다시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특히 1934년 국내 첫 구제역 발생 이후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아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유지돼 온 전남에서 최초로 구제역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14일 영암군 도포면의 한 한우 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전날 오후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국적으로는 202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구제역은 소와 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 동물에서 발생하는 급성 전염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해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감염된 동물은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식욕이 저하돼 심하게 앓거나 폐사할 수 있다.
치료법은 없으며 백신 접종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즉각 대응에 나섰다.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구제역 발생과 동시에 영암군과 인접 7개 시·군(강진, 나주, 목포, 무안, 장흥, 해남, 화순)의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심각’으로 상향했으며, 그 외 지역은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해당 농장에는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이 투입돼 출입을 통제하고,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 162마리는 모두 살처분할 예정이다.
전국적인 확산 방지를 위해 16일 오전 8시까지 48시간 동안 전국 우제류 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 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한 일시이동중지 명령도 발령됐다.
또한 영암군과 인접한 7개 시·군의 우제류 농장 9,216곳에서 기르는 115만7,000마리에 대해 긴급 백신 접종과 임상 검사가 진행된다.
예정됐던 전국 구제역 백신 접종 일정도 앞당겨 14일부터 시작됐다.
전남도는 이번 사태로 한우 수출이 즉시 중단됐다고 밝혔다.
현재 홍콩, 캄보디아, 마카오,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5개국이 한우 수출 협약을 맺고 있으나,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농림축산식품부는 관계 부처 및 지자체와 협력해 긴급행동지침에 따른 신속한 살처분, 출입 통제, 검사 및 소독 등 초동 방역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전남의 구제역 청정지위가 깨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방역 조치와 백신 접종을 강화해 구제역이 추가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