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별 통보에 연인 살해’ 김레아, 항소심서도 자수 인정 주장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그녀의 어머니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김레아(28)가 항소심에서도 “자수한 사실을 인정받아야 한다”며 재차 주장했다.
17일 수원고등법원 형사1부(문주형 김민상 강영재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김레아의 변호인은 계획적 살인이 아니었다는 점과 자수에 대한 판단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1심의 판결에 법리적 오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레아 측은 항소심에서 사건 당시의 정황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오피스텔 경비원에 대한 증인 채택과 112 신고 접수 기록에 대한 사실 조회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레아는 1심에서 범행 후 오피스텔 관리 초소로 내려가 경비원에게 112 신고를 요청했다며 자수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1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어머니가 먼저 경찰에 신고했고, 피고인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112 신고는 수사기관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자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항소심에서 김레아 측은 경비원을 증인으로 불러 당시의 상황을 직접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엄중한 형이 선고된 만큼, 증인 채택을 통해 자수 여부를 명확히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김레아 측은 범행 도구로 사용된 흉기에 대한 지문 감정을 신청하며 새로운 주장을 내놓았다. 변호인은 “피해자의 어머니가 먼저 흉기를 잡아 이를 저지하려다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는 우발적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취지로 항소심에서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어머니는 일관되게 “피고인이 흉기를 집어와 딸과 자신을 여러 차례 찔렀다”며 변호인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1심 재판부 역시 피해자의 어머니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레아는 지난해 3월 25일 경기도 화성시 자신의 거주지에서 자신과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온 여자친구 A(21)씨와 A씨의 어머니 B(47)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A씨를 살해하고 B씨에게는 전치 10주 이상의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김레아의 집착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지적하며, 그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김레아는 평소 “A와 헤어지면 A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위협적인 발언을 자주 했으며, A씨와의 다툼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던지거나 폭력을 행사해 A씨를 멍들게 하는 등 강한 집착과 폭력성을 보여왔다.
김레아의 변호인은 항소심에서 새로운 증거와 증인 진술을 통해 사건의 전후 상황을 재조명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수 여부와 사건의 계획성 여부를 항소심의 주요 쟁점으로 삼아 1심 판결을 뒤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신중히 심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레아 사건은 연인 사이에서의 집착과 폭력, 그리고 이로 인한 비극적 결말을 보여주는 사례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항소심에서 자수와 계획성 여부가 어떻게 판단될지, 그리고 1심 판결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