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시종 고분군,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지정 예고

국가유산청이 전라남도 영암군에 위치한 ‘영암 시종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이번 예고는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초 사이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과 ‘내동리 쌍무덤’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 유적들은 영산강 유역 마한 전통 지역사회의 사회·문화적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유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암 시종면은 서해 바다와 내륙을 잇는 교통 요지로, 고대 해양 교류의 관문 역할을 했던 지역이다.
이러한 지정학적 이점으로 인해 마한 소국의 하나였던 이 지역의 토착 세력은 독자적 문화를 발전시켰으며, 백제 중앙 세력과의 정치적 관계 속에서도 자립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시종면 일대에는 영암 지역 고분 49기 중 28기가 집중 분포되어 있으며, 그 중 이번에 지정 예고된 ‘옥야리 장동 방대형 고분’과 ‘내동리 쌍무덤’은 고분 축조 기술과 유물 양식 등을 통해 당시의 사회·문화 수준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이 고분군은 마한 고유의 옹관묘에서 벗어나 거대한 방대형 분구를 중심으로 한 석곽·석실묘로 발전했으며, 방사형과 동심원 형태의 점토 구획 방식은 계획적 조성과 당대 토목기술의 발달을 반영하고 있다.
출토 유물 또한 주목된다.
영산강 유역 특유의 양식 토기, 금동관 장식은 물론, 외곽 장식으로 사용된 원통형 토기, 동물 형상의 토제품, 중국 청자잔, 동남아 유리구슬 등이 출토됐다.
이는 백제, 가야, 중국, 왜 등 다양한 외래 문화를 수용하면서도 지역 특색을 유지한 현지화 과정의 결과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이처럼 ‘영암 시종 고분군’은 마한의 전통 요소를 바탕으로 백제·가야·중국·왜 등 다양한 요소를 수용해 현지화한 고분으로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지닌 유적”이라며 사적 지정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향후 30일간의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