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8세 미만 어린이, 슬러시 섭취 주의…저혈당·쇼크 위험

8세 미만의 어린이가 슬러시 음료를 마실 경우 저혈당증이나 쇼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의 슬러시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16일 BBC와 더 선 등 외신은 국제학술지 ‘소아질환회보(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에 실린 연구를 인용해 “8세 미만 어린이가 글리세롤이 함유된 슬러시 음료를 빠르게 마시면 쇼크, 저혈당증 등의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슬러시에 포함된 글리세롤은 알코올과 설탕을 대체하는 천연 감미료로, 음료가 얼어붙는 것을 방지해 특유의 질감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어린이가 글리세롤을 다량 섭취할 경우 혈당 저하 및 의식 소실 등의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아일랜드 더블린대학교 연구진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슬러시 음료를 마신 후 1시간 이내에 급성 질환을 겪은 2~7세 어린이 21명의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글리세롤 중독을 진단받은 어린이들은 의식을 잃거나 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혈액이 산성화되는 증상을 보였다.
이들 중 4명은 뇌 검사를 받았으며, 1명은 발작을 경험했다.
연구진은 “부모들은 아이에게 슬러시를 먹이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공중보건 기관은 8세 미만 어린이가 글리세롤이 함유된 슬러시 음료를 피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슬러시에 포함된 글리세롤 농도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이런 음료는 영양학적 이점이 없으며, 건강을 고려했을 때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권장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국 식품기준청(FSA)은 5세 미만 어린이의 슬러시 음료 섭취를 제한하고, 11세 이하 어린이에게 하루 한 개 이상 마시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공식적인 권고 연령을 상향 조정하고, 8세 미만 어린이는 슬러시 섭취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영국에서는 3세 소년 앵거스 도넬리가 슬러시를 마신 후 30분 만에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그의 혈당 수치는 급격히 떨어졌으며, 병원 이송 후 2시간이 지나서야 의식을 되찾았다.
담당 의사는 글리세롤 성분이 저혈당을 유발한 것으로 진단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저혈당이 어린이의 뇌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혈당이 지속되면 발달 지연, 지적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만약 어린이가 슬러시 섭취 후 식은땀, 떨림, 의식 흐림 등의 증상을 보이면 즉시 포도당, 사탕, 과일 주스 등을 섭취하게 하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