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복싱 알려줄게”…후임병 ‘샌드백’ 삼아 폭행한 20대, 벌금형 선고
군 복무 중 후임병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20대가 전역 후 처벌 받아 전과 기록을 남기게 됐다.
폭행을 장난으로 포장했던 그의 행위는 법정에서 단호히 판단되었고, 군 내 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직무수행군인 등 폭행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사건은 지난해 2월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한 군부대 전투통제실에서 발생했다.
A씨는 당시 경계 작전을 수행하던 후임병 B씨에게 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이 맞기로 하는 게임을 빙자하거나, 복싱을 가르쳐주겠다는 명목으로 B씨를 폭행했다.
주로 팔과 허벅지를 여러 차례 때리는 방식으로 폭력이 이루어졌으며, 이를 단순한 장난처럼 여겼다.
그러나 그의 폭력 행위는 단순히 신체적인 폭력에 그치지 않았다.
A씨는 B씨의 견장을 잡고 흔들거나 목덜미를 잡아 앞으로 밀치는 등 강압적인 행동을 이어갔다. 심지어 B씨에게 이른바 ‘헤드록’을 걸어 신체적 고통을 가중시켰으며, B씨의 양손을 억지로 잡아 스스로 얼굴을 때리도록 강요하는 행위까지 저질렀다.
이러한 일련의 폭행은 B씨에게 육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 충격도 남겼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후임병을 지속적으로 폭행한 행위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라며, 피해자가 입은 피해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초범이라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군 복무 중 발생하는 폭력 행위가 전역 후에도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군 조직 내 폭력은 상명하복의 문화와 더불어 장난이라는 명목 아래 쉽게 용인되곤 하지만, 이번 사례는 그러한 행위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판결은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군 내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판결 이후 군 복무자들 사이에서도 폭력 근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군대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 사건이 지속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며 사회적 문제가 된 만큼, 군과 정부 차원에서도 근본적인 예방 대책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씨가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그가 남긴 폭력의 흔적은 피해자인 B씨에게 장기적인 상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군 내 상호 존중과 건강한 복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폭력 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와 함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