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환 감독의 신중한 도전, 수원 삼성이 배운 승격의 교훈
지난해 ‘무패 우승’을 자신했던 수원 삼성(현 변성환 감독)은 시즌이 시작된 지 단 일주일 만에 현실의 벽을 마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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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언장담했던 염기훈 감독의 발언은 상대팀들의 자극제가 됐고, 결국 수원은 6위에 그치며 승격에 실패했다.
한 시즌 만에 바뀐 사령탑 변성환 감독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변성환 감독은 지난 16일 수원 삼성 자체 출정식에서 “우리가 주목받으면 상대 팀들의 동기만 강해진다. 올해는 인천이 주목받길 바라며, 우리는 조용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큰소리쳤다가 역풍을 맞은 경험이 있었기에, 올해는 겸손을 무기로 삼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그가 말수를 아낀다고 해서 도전 의지가 약해진 것은 아니었다.
3일 뒤 열린 K리그2 미디어데이에서도 변 감독은 말을 아끼다가도, 상대의 발언에는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인천 윤정환 감독이 “우리가 독보적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고 말하자, 변 감독은 “우리가 인천의 독주를 막겠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해 수원이 지나친 자신감으로 ‘공공의 적’이 됐던 것처럼, 올해는 인천을 상대로 다른 팀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였다.
올해 개막전에서 수원과 맞붙는 안산 그리너스의 이관우 감독도 “첫 경기에서 수원을 끌어내리겠다”고 선언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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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변성환 감독은 “겸손하려 했지만, 이 말은 해야겠다”며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을 인용해 맞받아쳤다. “누구나 계획이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변 감독은 단 2년 전 FIFA U-17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조별리그에서 전패하며 좌절을 맛봤다.
수원 역시 지난해 K리그2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그러나 변 감독은 작년의 교훈을 바탕으로 신중함과 전략을 무기로 삼으며, 강팀을 무너뜨릴 ‘능구렁이’ 같은 팀으로 변모하고 있다.
올해 수원이 조용한 도전 끝에 승격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