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논란 여파에 빽다방 가맹점주들 ‘직격탄’…“이런 적 처음” 사장님들 속앓이

저가 커피 브랜드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백종원 의 ‘빽다방’이 커피 원두 품질을 대폭 끌어올리면서도 판매 가격은 동결하는 전략을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을 둘러싼 논란과 프랜차이즈 업계의 민감한 분위기 속에서 해당 전략이 지속 가능할지, 업계의 시선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1일부터 전국 빽다방 매장에 고급 원두 비중을 높인 새로운 커피 원두를 순차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기존 원두의 스페셜티 커피 비중이 10% 수준이었다면, 이번 개편을 통해 이를 20%로 두 배 끌어올렸다.
사용된 스페셜티는 브라질 파젠다 엄 농장의 고급 원두로, 일반 커피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프리미엄 재료다.
이러한 품질 업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빽다방은 커피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현재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이 가격 인상 흐름을 타고 있는 상황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이미 경쟁사인 컴포즈커피는 지난 2월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300원 인상했고, 메가커피도 4월 21일부터 따뜻한 아메리카노 가격을 200원 올리며 가격 현실화에 나섰다.
더본코리아는 당장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대신, 원가 상승분은 본사가 일부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점포 확장을 목표로 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빽다방의 전체 점포 수는 1736곳에 달하며, 그중 직영점은 3곳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가맹점으로 운영된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점주들에게 원부자재를 납품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즉, 점포 수가 많아질수록 본사의 매출은 상승하는 구조인 만큼, 단기적인 원가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점포 확장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은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을 중심으로 빠르게 팽창하고 있으며, 세 브랜드의 총점포 수는 2022년 5318곳에서 2024년 7904곳으로 약 5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각 브랜드는 차별화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빽다방의 이번 품질 강화 전략은 기존 저가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가성비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선 “결국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 원두 가격마저 수년 새 4배 가까이 상승한 상황에서 고급 원두 비중을 늘리고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시각이다.
여기에 최근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여론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백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는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으나, 최근 그를 둘러싼 논란들이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주면서, 가격 인상 시 소비자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
한 점주는 “원두 품질을 올린 건 고맙지만, 결국 본사 부담이 커지면 그 여파가 언젠가 점주에게도 돌아올까 걱정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점주는 “백 대표에 대한 믿음으로 시작했지만, 요즘은 손님들도 이미지에 영향을 받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가성비에만 집중했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저렴하지만 맛있는 커피’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스페셜티 비중을 높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로선 가격 인상 계획은 없지만, 향후 시장 상황과 원가 구조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가맹점주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점주의 수익성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빽다방의 품질 강화 및 가격 동결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신규 창업자 유입에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원가 압박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그리고 브랜드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병행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저가 커피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빽다방이 품질과 가격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이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