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수료 인하 경쟁 시작?” 배민 이어 쿠팡이츠도 수수료 낮춘다…자영업자 부담 줄어드나

배달앱 수수료 인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이어 쿠팡이츠도 매출 규모에 따라 중개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상생 요금제’를 4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조치가 실질적인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18일 발표한 새로운 요금제에서 매출이 낮을수록 더 적은 수수료를 내는 구조를 도입했다.
구체적으로 △매출 상위 35% 이내 점주는 기존과 동일한 7.8%를 유지하고, △35~80%구간은 6.8% △80~100% 구간은 2.0%의 수수료를 적용한다.
이를 통해 매출 하위 20% 점주의 경우 최대 7.8%포인트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매출이 적은 자영업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취지로 마련되었지만, 업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쿠팡이츠 측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매출이 변동하는 점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지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달비 역시 차등 적용된다. 쿠팡이츠의 새로운 배달비 정책에 따르면 △매출 상위 35% 이내 점주는 2400~3400원의 배달비를 부담해야 하며, △35~50% 구간은 2100~3100원, △50% 초과 매장은 1900~2900원으로 설정된다.
이는 배달 수요가 많은 상위 점주들에게 더 큰 비용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배달의민족도 오는 26일부터 유사한 차등 수수료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배민의 상생 요금제는 지난 3개월간의 매출을 기준으로 구간을 설정하며, 3개월 단위로 수수료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 역시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 △35~80% 구간은 6.8%, △80~100% 구간은 2.0%를 적용한다. 배달비 역시 쿠팡이츠와 유사한 방식으로 차등 부과된다.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신중하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외식업 자영업자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업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 요인은 ‘배달앱 수수료'(7점 만점에 5.68점)로 나타났다.
하지만 차등 요금제가 실질적인 부담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점주는 26%에 불과했다.
한 자영업자는 “표면적으로는 상생을 위한 정책처럼 보이지만, 결국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 것은 극히 일부 매장뿐”이라며 “전체 자영업자들에게 적용되는 근본적인 수수료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일부 단체는 “상위 35% 점주들의 수수료는 유지되고, 중간 구간 점주들의 부담은 여전하다”며 “실질적인 상생안을 마련하기 위해 배달업체와의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달앱 시장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이 변화가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배달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